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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토)

국힘, 재보선 참패에도 “민심 바로미터도, 패배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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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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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 이틀 전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기초단체장 5곳 중 4곳을 야당에 내주며 참패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선거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도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이후 보인 당의 ‘극우 행보’가 패배 원인이라는 지적엔 동의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은 보수세가 강한 경남 거제시에서 승리한 것에 큰 의미를 두며 이번 선거 결과를 ‘12·3 내란에 대한 엄정한 평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2일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은 사실상 참패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았다. 기초자치단체장 선거가 열린 5곳 중 전통 강세지역인 경북 김천시에서만 승리했다. 전남 담양군과 서울 구로구에는 아예 후보를 내지 못했고, 전임 시장이 국민의힘 소속이던 충남 아산시와 경남 거제시에서도 큰 차이로 패했다. 2022년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각각 1.13%p(아산시)와 0.39%p(거제시) 였던 득표율 격차는 이번에 17.6%p, 17.9%p 차이로 벌어졌다.



한겨레

4·2 재보선 결과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3일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선거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인다. 국민 목소리에 더욱 세심하게 귀 기울이고 더욱 가열차게 변화하고 혁신하면서 국민 마음을 얻을 때까지 모든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당내에선 ‘참담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박빙을 예상한 아산과 거제에서 생각보다 큰 격차가 났기 때문이다. 실제 바닥 여론은 여론조사에서 나온 수치보다 더 엄중하다는 ‘반성’의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역 선거’라며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시장·군수를 뽑는) 지역 선거이기 때문에 이번 결과를 ‘민심의 바로미터’라고 하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 ‘패배’라는 표현은 쓰지 않는다”고 했다. ‘당의 극우 행보를 패배 원인으로 보는가’라는 기자들 질문에도 “전혀 관계 없다. (극우 행보라는) 표현 자체가 이상하다”고 선을 그었다. 신 대변인은 “탄핵 정국 때문에 지도부가 본격적으로 선거 유세에 참여하지 못했다”며 패배 원인을 ‘부족했던 중앙당의 지원’ 탓으로 돌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일 국회 본회의에서 박찬대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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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5개 기초단체장 선거 중 4곳에서 야권이 승리한 결과를 두고 “주권자 국민은 민심을 거스르고 내란을 옹호하면 심판받는다는 분명한 경고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비록 전남 담양군수 선거에서 조국혁신당에 패배했지만, 보수세가 강한 경남 거제시장 선거에서 승리해 3년만에 단체장 탈환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거제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고향으로 2018년 지방선거 전에는 야당이 승리해본 역사가 없다.



민주당과 야권은 이번 선거 결과를 ‘윤석열 내란에 대한 심판’으로 규정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민심의 준엄함을 다시 한번 되새긴다. 주권자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받들어 내란 종식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이번 재보선 결과에 대해 엄기홍 경북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탄핵 찬반이 비등한 것처럼 언론이 보도했지만, 강성 지지층이 아닌 중도층은 탄핵 정국이 길어지며 마음을 굳힌 것 같다. 국민의힘이 보인 극우적 행보에 대한 중도층 반감이 작용했을 것”이라며 “이대로라면 국민의힘은 티케이(TK·대구경북) 지역정당으로 축소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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