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 세계에 '10%+α' 상호관세
경기 침체·무역 전쟁 우려에 투매 확산
S&P 4.84%·다우 3.98% ↓…5년 만 낙폭 최대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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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79.39포인트(3.98%) 하락한 4만545.93에 장을 마감했다. 2020년 6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274.45포인트(4.84%) 폭락한 5396.52,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050.44포인트(5.97%) 미끄러진 1만6550.6에 거래를 마쳤다. 두 지수는 각각 2020년 6월, 2020년 3월 이후 하락폭이 가장 커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종목별로는 해외 생산에 의존하는 나이키가 14.4% 급락했다. 중국에서 가장 많은 아이폰을 생산하는 애플은 9.25% 폭락했다. 할인 소매업체로 주로 수입품을 판매하는 파이브 빌로우는 27.8%, 달러트리는 13.3% 미끄러졌다. 의류업체 갭은 20.3%나 하락했다. 위험 회피 선호 현상으로 기술주도 폭락 행렬에 동참하면서 엔비디아와 미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각각 7.8%, 5.5% 내렸다.
상호관세가 경기 침체 공포감을 낳으며 투매 물량이 쏟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전 세계 모든 교역국을 상대로 최소 10% 이상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모든 국가에 10%의 기본관세를 부과한 뒤, 각국의 관세·비관세 장벽을 두루 살펴 무역장벽이 높다고 판단되는 이른바 '최악 국가(worst offender)'에는 '10%+α'의 관세를 부과한다. 10% 기본관세는 오는 5일, '+α'의 개별 관세는 오는 9일 각각 발효된다.
월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로 미 경기 침체가 현실화 될 수 있다는 경고가 쏟아지고 있다. 투자은행(IB) 바클레이스는 상호관세 여파로 2025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1%를 기록해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물가 상승률은 통화당국의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도는 3.7%로 전망했다. UBS는 미 경제가 2개 분기 연속 역성장하는 기술적 침체에 빠질 것으로 봤다. JP모건의 마이클 페롤리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상호관세로 올해 인플레이션이 1.5%포인트 추가 상승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소비가 억제돼 "미국 경제가 위험할 정도로 침체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상호관세의 평균 실효세율이 23% 이상이라며, 이 같은 관세율은 보호무역주의가 팽배했던 1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글로벌 무역 전쟁과 경기 침체 우려로 안전자산인 채권 투자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채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금리는 급락세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전거래일 보다 15bp(1bp=0.01%포인트) 하락한 4.04%,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미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19bp 급락한 3.7%를 기록 중이다.
경기 침체 우려로 달러 가치와 국제유가는 하락세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일 대비 1.76% 하락한 101.67을 기록중이다. 국제유가는 6% 넘게 폭락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보다 4.76달러(6.64%) 내린 배럴당 66.95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전일 대비 4.81달러(6.42%) 하락한 배럴당 70.14달러에 장을 마쳤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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