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 출처 세계은행 |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전 세계 교역국을 상대로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한 다음날 미 주식시장이 폭락하자 “최근 5년간 최악의 주식시장 경험”이라면서 비판 날을 세웠다. 무역적자를 수입액으로 나눈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계산법을 두고선 “점성술을 천문학에 적용하는 격”이라며 냉소했다.
그는 3일(현지 시간) 자신의 소셜의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오늘(3일) 미국 주식시장은 최근 5년 새 최악의 경험을 했다”라고 상호 관세를 직격했다. 그는 “보통 주식시장에서 끔찍한 일이 벌어질 땐 은행 파산이나 허리케인, 전염병 유행이나 다른 나라의 조치 등으로 인한 것”이라며 “대통령이 자랑스러워하는 정책으로 인해 주식시장이 이런 반응을 보이지는 않는다.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한 다음날인 3일 글로벌 금융시장이 2020년 팬데믹 확산 초기 이후 5년 만에 최악의 타격을 입었다. 다우 지수와 S&P 500 지수는 각각 2020년 6월 이후, 나스닥 종합지수는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하루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679.39포인트(-3.98%) 떨어진 40,545.9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74.45포인트(-4.84%) 급락한 5,396.5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050.44포인트(-5.97%) 급락한 16,550.61에 각각 마감했다.
그러면서 “이는(상호관세 계산법은) 보호주의 경제학을 믿는다고 해도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내가 일하는 행정부에서 진지한 분석 없이 해로운 정책을 추진했다면, 나는 항의의 뜻으로 사임했을 것”이라며 트럼프 관료들을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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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과 발표한 관세율은 각 나라에서 미국이 보는 상품 무역적자를 상품 수입액으로 나눈 값이라서 논란이 됐다. 미국을 상대로 한 흑자 규모가 큰 나라일 수록 높은 세율을 매기는 단순한 방식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2일 한국이 미국에 부과하는 관세(비관세 장벽 포함)가 50%라며 절반을 할인한 26%만큼 매기겠다고 밝혔다가, 행정명령 문서에서 25%로 수정하는 촌극을 벌이기도 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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