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찬반 단체 엇갈린 반응
안국역 일대 ‘탄핵 찬성’ 시민들
헌재 인용 결정에 함성·박수 갈채
관저 앞 ‘탄핵 반대’ 측선 적막만
“인정 못한다” 절규… 눈물 글썽여
격앙된 일부 시민 언쟁 벌이기도
안국역 일대에서 선고를 기다린 찬성 지지자들은 “당연한 결과다. 민주주의를 지켰다. 시민이 승리했다”고 환호했고, 용산구 관저 앞에서 대기한 반대 지지자들은 “믿을 수 없는 결과”라고 분노하며 “인정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찬반 집회가 동시에 열린 관저 앞은 양측을 향한 고성이 오가는 등 긴장감이 고조됐다.
극과 극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인 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인근에서 탄핵에 찬성한 시민들이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에 환호하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같은 날 관저 앞에서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탄핵심판 선고 결과에 망연자실하는 모습. 연합뉴스·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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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모인 탄찬 “이제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탄핵 찬성 단체인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날 경복궁에서 안국역 일대에 자리를 잡았다. 이곳에는 오전부터 캠핑의자와 은박 담요, 초록색 돗자리 등 밤샘 집회를 한 흔적들이 눈에 띄었다. 참가자들은 ‘윤석열 즉각 파면’, ‘이것이 민심이다’, ‘8대 0 인용’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흔들었고 일부는 사거리 횡단보도에 분필로 “탄핵 인용, 윤석열 탄핵 파면 승리 8:0”이라는 문구를 적기도 했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사건에 대해 인용을 선고한 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인근에서 탄핵에 찬성한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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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대통령이 아닌, 일반인 신분으로 ‘내란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진정한 심판이 내려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조모(32)씨는 “내란 혐의에 관해서 윤석열을 비롯한 가담자 모두에 대한 수사도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탄핵이 인용되자 찬성 집회 측은 해산 절차에 돌입했다.
반면 용산 한남동 관저 앞에서는 탄핵 찬성 단체와 반대 단체가 동시에 집회를 열어 일촉즉발 상황이 연출됐다. 자유통일당 등 탄핵 반대 단체는 본래 안국역, 광화문 일대에 집회를 신고하고 전날 집회를 진행했지만 윤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 출석하지 않기로 하자 이날 오전 관저 인근 블루스퀘어 앞 육교 앞으로 장소를 이동했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한 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열린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탄핵반대 집회에서 한 지지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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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은 관저 앞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면서 ‘탄핵 기각’ 구호를 외쳤지만 문 권한대행의 “대통령을 탄핵한다”는 선고가 나오자 표정이 굳어졌다. 현장은 순간 적막이 흘렀다. 이들은 “문형배, 이재명 친구 아니냐”, “이 사람은 좌파”라고 외치며 욕설을 터트렸다. 한 남성은 길거리에서 절규했고, 다른 참가자는 통화하면서 우는 모습을 보였다. 조강현(28)씨는 “3개월 전부터 시간이 될 때마다 한남동, 광화문, 헌재, 서울서부지법 등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 꾸준히 참석해 왔다. 헌재의 탄핵 결정에 깊은 실망을 느낀다”며 “국민 다수의 상식과 법, 감정에 반하는 것”이라고 분노했다.
보수 유튜브 채널인 신의한수의 신해식 대표는 “본격적인 국민저항에 나서야 한다”며 “헌재가 조작된 증거에 의해 탄핵했기에 우린 인정할 수 없다”고 외쳤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도 “우리는 이 자리에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거부한다”며 “내일 오후 1시까지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고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사람은 3000만명 이상 광화문 광장에 모여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반대 집회와 300m가량 떨어진 일신빌딩 앞에서 집회를 벌인 탄핵 찬성 단체 촛불행동 쪽에서는 긴장감이 고조됐다. 선고 전 한 여성이 휴대전화로 집회 참가자를 촬영하자 남성 참가자가 “찍지 말라”고 언쟁을 벌여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경찰은 양측 집회 사이를 바리케이드로 나누고 충돌에 대비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인용된 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앞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서 경찰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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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갑호비상 총력 대비
경찰은 이날 0시부터 경찰력 100%를 동원하는 갑호비상을 발령했다. 전국에 경찰 기동대 338개 부대 2만여명을 배치하고 서울에는 60% 수준인 210개 부대 1만4000여명을 투입했다. 경찰은 헌재 선고가 임박하자 오전 10시45분부터 기동대 전원을 현장에 하차해 돌발상황 대응에 나섰다.
이날 낮 12시 기준 헌재 인근의 탄핵 찬성 집회에 5000여명, 관저 인근의 탄핵 반대 집회에 1만4000여명이 모인 것으로 파악됐다.
탄핵 선고 직후 헌재 인근에서 격분한 남성이 경찰 버스의 유리창을 곤봉으로 내리쳤으나,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팀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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