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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빅테크, 트럼프 관세 정책에 대혼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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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에 휩싸였다. 인공지능(AI) 산업을 비롯한 첨단 기술 기업들은 관세 적용 여부도 예측하지 못한 채 전례 없는 혼란을 겪으며, 긴급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데 고전하고 있다.

6일 미국 IT 매체 더버지에 따르면 AI 기업들은 트럼프의 관세가 그들을 파멸로 몰고 갈 것인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첨단 산업계 전체가 혼돈에 빠졌고, 대외 통상 변수로 기술 기업의 시가총액이 1조달러(약 1461조원) 이상 증발했다.

핵심 쟁점은 AI 컴퓨팅 등에 필수적인 GPU(그래픽처리장치)가 트럼프의 관세 대상에서 제외될지 여부인데, 더버지는 워싱턴 정가에서조차 이 상황을 명확히 아는 사람이 없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더버지는 칩스법(반도체 지원법)을 담당하는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 백악관, 미 무역대표부(USTR)에 문의했으나 모두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고 밝혔다.

GPU 공급망 불안은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에 특히 큰 타격을 입혔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데이터센터의 AI 인프라 운영을 위해 수천개의 GPU를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은 이런 불확실성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관세 발표 후 '매그니피센트 세븐(M7, 애플·MS·알파벳·아마존·엔비디아·메타·테슬라)'의 시가총액은 1조달러 넘게 급감했다.

천문학적인 손실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주요 빅테크 기업 CEO들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을 삼가며 몸을 사리고 있다. 현재까지 M7 기업 대표 중 관세에 대해 직접적으로 비판적인 의견을 낸 인물은 없지만,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대표와 테슬라 CEO 엘론 머스크 등은 우회적인 방식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자신이 소유한 '워싱턴 포스트'를 통해 관세가 소비자 물가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는 분석 기사를 실은 것을 두고, 간접적으로 관세 정책에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또 머스크는 5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린 우파 정당 '동맹당(League Party)'의 회의에 화상으로 참석, 미국과 유럽 간 관세를 전면 철폐해 자유 무역 지대를 만들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머스크는 "유럽과 미국 모두 '제로 관세'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길 바란다"면서 "이상적으로는 유럽과 북미 간에 자유 무역 지대가 형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거리를 두는 듯한 발언을 한 데에는, 테슬라가 미중 무역 갈등과 유럽과의 통상 마찰이라는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 발표 이후 중국 수입 부품 의존도가 높고 유럽 시장 점유율 확보가 불투명해진 테슬라의 주가도 급락했다.

같은 날 머스크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 핵심 인사로 꼽히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고문을 겨냥해 조롱 섞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X(옛 트위터)에 게시된 나바로의 관세 논리 설명 영상에 대해 "하버드 경제학 박사학위는 좋은 게 아니다"며 "지능에 비해 비대한 자아라는 문제를 낳는다"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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