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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강소기업을 가다] 솔루엠, 공격적 투자·글로벌 공략으로 2조 매출 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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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천억 넘는 투자 계획…인도 등 해외 진출 속도

작년 역성장 딛고 올해 실적 반등 여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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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용인시 기흥구 소재 솔루엠 사옥


솔루엠은 2015년 7월 삼성전기에서 분사한 글로벌 전자부품 및 스마트 솔루션 기업이다. 주력 사업은 크게 파워모듈과 TV용 3 in 1 보드, 디지털 사이니지, 튜너, 센서 등 다수 제품이 중심인 전자부품사업부와 전자식 가격표시기(ESL) 및 IoT 제품을 주력으로 하는 정보∙통신∙기술(ICT) 사업부로 구분된다. 지난해 매출액 비중은 전자부품사업부가 78%, ICT사업부가 22%다. 국내외 삼성전자 생산 및 판매법인과의 거래비중이 많다.

솔루엠은 올해를 실적 개선을 위한 원년으로 삼고 1000억원이 넘는 공격적 투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공략도 강화한다. 이 회사는 현재 중국 동관, 베트남 하노이, 멕시코 타후아나 및 인도 델리 등에 종속회사를 두며 각종 전자부품의 생산∙판매를 영위하고 있는데, 올해 인도를 중심으로 해외 공략도 가속화한다는 각오다.

◆ESL 분야 글로벌 2위 우뚝…직접 생산라인 구축해 제조 원가 높여

솔루엠은 설계부터 생산까지 ESL 분야에서 토털 공급망을 보유한 유일한 업체다. 전 세계 ESL 업체 중 자체 생산공장을 운영하는 곳은 솔루엠뿐이다. 경쟁사들이 OEM 생산을 통해 시장 상황에 대응한다면 솔루엠은 직접 생산라인을 운영해 제조 원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ESL은 다양한 정보를 E-페이퍼 디스플레이 화면에 활용해 표시하는 시스템으로, 바뀐 정보를 입력하면 통신 네트워크를 통해 실시간 업데이트된다. 특히 무선 통신이 가능하고, 코인배터리로 작동하기 때문에 유선의 전원공사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이 장점이다.

ESL은 당초 리테일과 유통업 위주로 도입됐지만, 최근 들어 공장, 병동, 오피스 등으로 채택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솔루엠은 롯데마트, 올리브영, 농협, 시코르, 로위, 세포라, 구찌, 무신사, 강북삼성병원, 삼성서울병원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ESL은 상대적으로 이익률이 낮은 전자부품 대비 솔루엠의 이익률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지난 2023년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한 배경은 ESL 사업부의 눈부신 성장 덕이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건비가 크게 상승한 상황에서 ESL 설치로 인건비 절감효과를 얻으려는 수요가 ESL 시장이 커지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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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루엠 ESL 제품 이미지


솔루엠의 ESL은 10년 이상의 배터리 수명, 빠른 업데이트 속도, 고객 맞춤형 디자인 등이 특징이다. 높은 내구성도 솔루엠이 자랑하는 장점이다. 영하 25℃에서도 작동이 가능하며 뉴턴 프로(Newton Pro) 제품의 경우 1m 수심에서 최대 30분 동안 IP68 방진 기능도 갖췄다.

올핸 3컬러 ESL 대비 평균판매단가가 10%가량 높은 4컬러 ESL 비중 매출 비중이 70%에 달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4컬러 ESL 비중은 30% 였는데 두 배 넘게 늘어날 거란 관측이다. IM증권은 “지난해 ESL 공급 일정에 차질이 있었던 이유는 독일 고객사가 3컬러 제품 설치 계획을 4컬러로 변경했기 때문인데, 이와 관련된 매출도 올해 연중 인식될 예정”이라고 분석했다.

솔루엠은 본업인 전자부품 사업부에선 꾸준히 1조원 초반대 매출을 내고 있다. 특히 솔루엠은 파워 제품의 핵심 기술인 트랜스포머 부품 제조 생산의 특허를 보유 중이다. 이를 토대로 TV용 파워(SMPS), 휴대전화 및 노트북 컴퓨터용 아답터, 서버용 파워모듈, 조명용 파워모듈, EV 충전기 파워모듈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 북미 빅테크를 대상으로 납품을 개시한 점도 긍정적이다.

◆유난히 힘겨웠던 2024년…반토막난 영업이익에 주가도 ‘뚝’

솔루엠은 2023년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지난해엔 웃지 못했다. 2023년 매출액 1조9511억원을 기록하며 2조원대에 바짝 다가섰지만 지난해 매출액은 1조5944억원에 그치며 18.3%나 역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45억원에서 691억원으로 반토막났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단 11억원에 머물렀다.

실적이 나빠지면서 주가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솔루엠의 최근 52주 최고가는 2만8200원, 3년 최고가는 3만2450원인데, 최근 주가는 1만6000원안팎까지 급락했다.

무엇보다도 ESL 부문의 매출 부진이 뼈아팠다. ESL 컬러가 세분화하는 흐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솔루엠은 6컬러 라인업을 새롭게 선보이는 등 다양한 리테일러의 니즈를 충족하겠다는 포부다. 특히 다컬러 ESL은 종이POP 대체 효과에 따른 마진 증대 효과 또한 기대된다.

예멘 반군 사태에 따른 수에즈 운하를 통한 수출로 봉쇄도 지난해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솔루엠은 희망봉을 우회하는 방법으로 수에즈 운하 봉쇄에 대응했는데, 연간 100억원 이상의 추가 물류 비용이 발생하며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그나마 지난해 전기차 충전기용 파워모듈, 및 디지털 사이니지의 등의 매출이 갑절 이상 뛰며 실적 부진을 만회한 게 다소 위안거리였다.

◆올해 1천억 넘는 투자…“올해 실적 개선 원년으로”

솔루엠은 미래를 위한 공격적인 투자를 집행함과 동시에 인도 등 글로벌 네트워크도 확장한다.

우선 연구개발과 시설투자에도 적극 나선다. 솔루엠은 올해 연구개발비로 550억원, 시설투자비로 505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55%, 146% 늘어난 규모다. 인도엔 제2공장도 설립한다. 솔루엠은 3년 전부터 계획해 온 인도 2공장의 적격지로 스리시티를 낙점하고 부지를 매입한 상태로, 내년 착공이 예상된다. 인도 2공장 예정지는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글로벌 기업의 생산법인과 인근에 위치해 지리적 이점을 통한 매출 확대 효과가 기대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솔루엠은 인도 1공장과 연구법인을 운영 중으로 인도 2공장을 더해 현지 맞춤형 사업 체계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솔루엠은 이 외에도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 중남미, 중동 등지에 13곳의 판매 법인 및 영업사무소를 신규 설립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했다. 유연한 생산∙판매 구조를 바탕으로 지역별 수요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다만 해외법인 설치에 따른 고정비 증가는 잠재적 위험 요소이기도 하다.

전기차 충전기용 파워모듈과 헬스케어 등 신사업도 적극 육성한다. 전기차 충전기용 파워모듈은 30㎾ 모델에 대해 국내, 유럽, 미국의 판매 인증을 취득했으며, 50㎾급 라인업 (단방향 공냉∙양방향 공냉∙양방향 수냉)에 대해서도 올해 상반기 내 인증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자회사 솔루엠헬스케어를 통해 바이오 헬스케어 부문도 키운다. 솔루엠헬스케어는 지난해 말 기준 솔루엠이 지분 46.87%를 보유한 회사다. 자본금은 17억4000만원이다. 핵심 사업은 ‘소변 기반 암 진단 기술’로 췌장암을 타깃으로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이희승 교수 연구팀과 임상 연구에 나선다. 초기 연구에서부터 이미 췌장암 환자와 정상인을 정확하게 구별해낸 만큼, 임상 연구를 통해 실제 의료 현장에서의 유효성을 검증하고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진단 정확도 향상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지난해 매출액이 3억5300만원에 그친 데다 당기순손실은 2023년 10억9800만원에서 22억2300만원에 악화했다.

세계비즈

진성호 솔루엠 대표


한편 솔루엠은 리테일 테크 테스트베드로서 신사옥 내 직접 마트를 꾸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는 비전 AI 디스플레이를 통한 맞춤형 광고와 터치 파인딩 솔루션 등을 선보이기 위함이다. 솔루엠을 이를 위해 올해 정기주총에서 무점포 소매업 및 중개업, 백화점 및 대형점, 슈퍼마켓업의 설치, 운영에 관한 사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정관변경 안건을 의결했다. 전성호 솔루엠 대표는 지난달 28일 개최된 정기주주총회에서 “지난해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성장 기반을 다졌으며 올해는 실적 개선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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