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車업계 자구책
가격 올릴 땐 소비자 반발우려
재고 물량·美생산량 고려해
인상 미루고 최대한 버티기
日닛산은 현지 공장 증산 검토
英재규어, 한달간 美수출 중단
예상 관세 현대차 5조·기아 4조
장기적으론 판매가 인상 불가피
가격 올릴 땐 소비자 반발우려
재고 물량·美생산량 고려해
인상 미루고 최대한 버티기
日닛산은 현지 공장 증산 검토
英재규어, 한달간 美수출 중단
예상 관세 현대차 5조·기아 4조
장기적으론 판매가 인상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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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정부의 수입차 관세 25% 부과가 시작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속속 자구책을 공개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차량 판매 가격 인상 시점을 조율 중이며 중장기적으로는 생산지를 미국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대자동차 미국법인은 지난 4일(현지시간) 2025년 6월 2일까지 2개월 동안 현재 판매 중인 모델들의 권장소매가(MSRP)를 올리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우리는 가격 상승 가능성에 불안을 느끼고 있는 미국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고 싶었다”며 “이번 결정은 소비자를 지원하고 이들의 구매력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도요타도 내부적으로 미국 자동차 판매가격을 당분한 동결하기로 결정했고 GM과 혼다 등 다른 미국 주요 자동차 업체들도 재고물량과 미국 내 생산물량을 버팀목으로 삼아 최대한 오래 가격을 동결하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반면 프리미엄 브랜드나 미국 시장의 중요성이 비교적 낮은 업체들은 일찌감치 관세 부과분을 가격에 전가하겠다고 밝혔다. 럭셔리 스포츠카 브랜드인 페라리는 미국으로 수출하는 차량 가격을 10% 인상하겠다고 공개했다. 유럽·중국에 비해 미국에서의 판매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독일 폭스바겐 역시 이달 초 미국 딜러들에게 보낸 보낸 메시지에서 관세에 대응해 수입 수수료를 추가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액수는 이달 중순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회사들이 내놓은 중장기적인 대책은 관세를 피해 미국 내 자동차 생산을 확대하는 방법이다. 현대차그룹이 지난달 연 70만대 수준인 미국 현지 생산물량을 120만대로 늘리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GM도 지난 3일 “25% 관세에 대응해 인디애나주 포트웨인의 픽업트럭 생산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닛산은 올해 여름 중형 SUV 로그의 일본 후쿠오카 공장 생산분 일부를 미국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는 볼보의 호칸 사무엘손 최고경영자(CEO)는 “볼보는 미국 내 생산 차량 수를 늘려야 하고, 그러기 위해 다른 모델을 추가적으로 미국 공장으로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재규어-랜드로버의 경우 25% 관세에 대응할 중장기 전략을 마련 중이라며 4월 한 달간은 미국으로의 자동차 수출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자동차 업계에서는 미국 내 판매 차량의 가격 상승은 피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한국투자증권은 25% 관세가 적용될 현대차의 관세 부과액이 총 5조1450억원, 기아는 3조9996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두 회사 연간 영업이익의 30%에 육박하는 액수다.
미국 내 생산 확대도 자동차 가격 상승을 막지는 못한다는 분석이다. 자동차 부품과 원자재 등을 모두 미국 내에서 조달하지 못하는 만큼 일부라도 수입해 자동차를 만들어야 하는데,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를 상대로 관세를 인상했기 때문에 부품·원자재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고 이는 완성차 가격을 끌어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편 미국 컨설팅사 앤더슨이코노믹그룹에 따르면 이번 관세 부과로 미국 자동차 소매가는 최소 2500달러(약 360만원)에서 최대 2만달러(약 2900만원)까지 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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