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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파면] '0.73' 패배부터 탄핵까지…'3년 전쟁' 끝낸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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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부터 尹과 3년 전쟁
구속영장 기각, 총선, 탄핵으로 '3연승' 거둬
조기 대선 정국 속 尹 그림자 여전하다는 분석도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지난 3년간 이어졌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정치 대결도 일단 막을 내렸다. 지난해 4월29일 1차 영수회담 당시 이 대표와 윤 전 대통령의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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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김세정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지난 3년간 이어졌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정치 대결도 일단 막을 내렸다. 검찰 수사와 체포동의안, 총선과 국정 충돌, 그리고 탄핵에 이르기까지 양측의 대립은 전례 없는 방식으로 전개됐으나 탄핵 인용으로 이 대표의 '정치적 승리'로 역사적 결말을 맺은 셈이다.

두 사람의 악연은 2022년 대선에서 시작됐다. 0.73%P차로 윤 전 대통령에게 석패한 이 대표는 대선 이후 휴식 없이 곧바로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해 국회에 입성했고, 같은 해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거머쥐며 윤 대통령과의 직접적인 대치 구도를 구축했다.

0.73%P차로 윤 전 대통령에게 석패한 이 대표는 대선 이후 휴식 없이 곧바로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해 국회에 입성했고, 같은 해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거머쥐며 윤 대통령과의 직접적인 대치 구도를 구축했다. 2022년 7월 전당대회 당시 이 대표.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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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이 대표를 겨냥해 추진한 각종 수사는 두 사람의 갈등을 본격화하는 단초가 됐다. 대장동 개발 특혜,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송금, '김문기 발언' 공직선거법 위반 등 이 대표를 둘러싼 혐의가 줄을 이었고, 검찰 수사는 전방위로 확대됐다. 수사를 이끈 다수 검사들이 윤 전 대통령과 연이 있는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논란은 불가피했다. 여권은 '정당한 수사'라고 주장한 반면 민주당은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며 강력 반발했다.

2023년 양측의 감정선은 더 깊이 패였다. 검찰은 그해 2월 16일 대장동 사건과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묶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제1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헌정사상 처음이었다. 국회로 넘어온 체포동의안은 10표 차이로 재석인원 과반이 찬성하지 않으며 부결됐다.

이 대표는 2023년 9월 2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심사를 받았다. 결과는 "증거인멸 염려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이었다. 당내 균열은 남았지만 이 대표의 정치적 생존이 확인됐다. /박헌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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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해 9월 18일 검찰은 대북송금 사건과 백현동 개발 의혹으로 이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또다시 청구했다. 당시 이 대표는 국정 전면 쇄신과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며 단식에 돌입한 상태였다. 3일 후 국회에서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뤄졌고 이번엔 가결이었다. 상당수의 이탈표가 나온 것으로 확인되면서 민주당은 친명계와 비명계 사이 극심한 내홍에 휘말렸다.

이 대표는 2023년 9월 2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심사를 받았다. 결과는 "증거인멸 염려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이었다. 당내 균열은 남았지만 이 대표의 정치적 생존이 확인됐다. 여권과 검찰을 상대로 살아남은 야당 대표라는 이미지가 굳어지며 지지층의 결속도 더 단단해졌다. 직후 치러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또 하나의 분수령이었다. 이 대표는 선거 지원 유세에 나서 윤 전 대통령이 사면한 김태우 전 구청장을 상대로 17.51%P차라는 대승을 이끌었다. 이른바 '1차전'의 승리였다.

구속영장 기각과 강서구청장 승리는 민주당 내 이재명 체제 강화의 전환점이 됐다. 2023년 10월 9일 진교훈 후보의 유세를 돕는 이 대표. 이 대표는 선거를 진두지휘했고, 윤 전 대통령이 사면한 김태우 전 구청장을 상대로 17.51%P차라는 대승을 이끌었다.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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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영장 기각과 강서구청장 승리는 민주당 내 이재명 체제 강화의 전환점이 됐다. 이 대표는 서둘러 당 재정비와 함께 이듬해 치러질 4.10 총선 준비에 착수했다. 후보 공천 과정에서 '비명횡사'라는 내부 비판도 거세게 받았으나 전면에 내세운 '윤석열 정권 심판론', '민생 파탄 책임론'은 유권자에게 충분한 동력을 안겼다. 국민의힘은 정권의 황태자로 불린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을 총선 사령탑에 세웠지만 결과는 민주당의 압승이었다.

수도권 대승과 과반 확보. 비명계 의원들이 대거 물갈이되며 친명계 중심의 역학 구도가 민주당에 자리잡기도 했다. '2차전'도 이 대표의 승리였다.

정국 긴장을 풀기 위한 시도도 있었다. 2024년 4월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 대표와 윤 전 대통령은 첫 영수회담을 가졌다. 윤석열 정부 출범 720일 만에 성사돼 정치권 관심을 모았지만, 이 대표가 '이태원 참사 특별법'과 '채상병 특검법' 거부권 행사에 유감을 표명하고 국회 결정 존중 및 국정 기조 전환을 요청했으나 윤 전 대통령이 거부하며 양측의 시각차만 드러냈다. 거리감은 좁혀지지 않았고 이후에도 거부권과 입법 강행의 악순환은 반복됐다.

정국 긴장을 풀기 위한 시도도 있었다. 2024년 4월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 대표와 윤 전 대통령은 첫 영수회담을 가졌다. /서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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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말, 정국은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달았다. 윤 전 대통령이 12월 3일 밤 계엄령을 선포했다. 이 대표와 민주당은 두번의 시도 끝에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4월 4일, 헌법재판소는 윤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열고 재판관 만장일치 의견으로 인용했다. △비상계엄 선포 △포고령 1호 작성 △국회 봉쇄·침입 △영장 없이 선관위 압수수색 △주요인사 체포·구금 지시 등 5가지 소추사유 모두에 대해 헌법재판관 8인은 중대한 위법이 있었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재명 대표는 헌재의 파면 결정 직후 "헌법을 파괴하며 국민이 맡긴 권력과 총칼로 국민과 민주주의를 위협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이 선고됐다"며 "더 이상 헌정 파괴의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치가 국민과 국가의 희망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조기 대선 체제로의 전환에 착수했고 대권 구도는 이 대표 중심으로 빠르게 정리되는 분위기다. 반면 국민의힘은 최악의 성적표를 마주한 채 수습책 조차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다.

그리고 4월 4일, 헌법재판소는 윤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열고 재판관 만장일치 의견으로 인용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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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헌재 결정으로 '3차전' 역시 이 대표의 승리로 귀결됐다. 대선 패배 이후 시작된 윤석열과의 정치 대결은 검찰 수사, 총선, 탄핵이라는 세 개의 전장을 거치며 마침내 종결됐다.

이같은 과정을 통해 이 대표는 대선 주자로서의 입지도 굳혔다.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 위증교사 1심 무죄를 선고받은 것도 검찰 수사를 국정의 축으로 삼았던 윤석열 정부 통치 기조의 실패를 방증한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이로써 '윤석열 대 이재명'으로 상징되던 지난 3년간의 정치 대결은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선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여전한 결속을 유지하고 있어 차기 주자 선출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이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공식적 대결은 끝났지만 보이지 않는 2막이 새롭게 시작됐다는 관측이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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