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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나바로는 벽돌보다 멍청”…나바로 “테슬라는 車 조립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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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최측근 관세 놓고 감정싸움

나바로, 머스크의 무관세 발언 겨냥

“그는 값싼 외국 부품 원한다” 공격

머스크 “테슬라 車 미국산 비율 최고”

백악관 “남자애들 원래 그래” 뒷짐

공화당 지지 월가 거물들 관세 반발

“대통령 큰 실수 전에 진로 수정해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 직후부터 밀어붙이고 있는 ‘관세전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트럼프표’ 경제·무역정책의 핵심을 이루는 최측근들이 공개적인 감정싸움을 벌이고 나섰다. 동원된 표현이 워낙 원색적이어서 트럼프 행정부 내부 균열이 아닌가 하는 관측까지 나올 정도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왼쪽),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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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미국 ABC방송 등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 “나바로는 진짜 멍청이다. 그의 말은 명백히 틀렸다”고 적었다.

머스크 CEO가 적은 ‘말’이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책사’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의 하루 전 미국 CNBC방송 인터뷰를 지칭한다. 머스크 CEO는 지난 5일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가 주최한 우파 정치 행사의 영상 축사에서 “이상적인 형태는 미국과 유럽이 모두 무관세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며, 이는 사실상 양 지역 간 자유무역지대를 만드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나바로 고문은 “우리는 모두 일론이 자동차 제조업자라고 알고 있지만, 그는 자동차 제조업자가 아니라 조립업자다. 그는 값싼 외국 부품을 원한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테슬라의 이익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발언으로 이에 머스크 CEO가 발끈한 것이다.

상호관세 발표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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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CEO는 이날 엑스의 한 사용자가 나바로 고문의 해당 언급 내용을 게시하자 이에 댓글을 달며 또다시 공세를 펼치기도 했다. 그는 미국의 자동차 정보 사이트 켈리블루북이 2023년 조립 지역, 부품·엔진 원산지, 노동력 등을 기준으로 테슬라 4개 모델을 ‘가장 미국산인 차’로 뽑은 기사를 게시한 뒤 “나바로는 벽돌 자루보다도 멍청하다”며 “어떤 정의로든 테슬라는 미국에서 가장 수직적으로 통합된 자동차 제조업체로 미국산 비율이 가장 높다. 나바로는 자신이 만들어낸 가짜 전문가인 론 바라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비난했다. 론 바라는 나바로 고문이 과거 여러 저서에서 자신의 관세 이론 등을 뒷받침하기 위해 인용한 전문가인데,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인물이라는 사실이 2019년 들통났다. 일론에 이어 동생인 킴벌 머스크도 이날 엑스에 “만약 피터 나바로가 당신(트럼프 대통령)에게 론 바라에 관해 거짓말을 했다면, 또 무슨 거짓말을 더 했겠느냐”면서 “미국을 우선순위에 두고 그를 해고하시라”고 나바로에 대한 비난에 동참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두 사람 사이에 오간 날 선 공방을 전하며 “최근 며칠간 서서히 고조된 머스크와 나바로 사이의 균열은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사람들 사이의 내분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고 짚었다. 백악관은 이들의 공개적 언쟁이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남자애들은 원래 그렇다(Boys will be boys). 우리는 그들이 공개적으로 언쟁하도록 둘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관세 정책 고집에 공화당을 지지해온 미국 월가 거물들과 억만장자들조차 분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가의 억만장자들이 주식 손실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월가 황제’로 불리는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CEO를 포함한 주요 은행의 CEO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다음 날인 지난 3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비공개로 회동했지만 러트닉 장관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

그러자 공개적인 비판이 터져 나왔다. 헤지펀드 퍼싱 스퀘어의 회장이자 트럼프 지지자인 빌 애크먼은 7일 엑스에 올린 글에서 “세계 경제가 잘못된 수학 때문에 무너져 내리고 있다”면서 “대통령의 참모들은 4월9일(상호관세 발효일) 이전에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하고, 대통령이 큰 실수를 저지르기 전에 진로를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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