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세계 57개국에 상호 관세 공식 발효…애플 직격탄
중국서 아이폰 90% 생산하는 애플 시총 1위 내줘…아이폰 가격도 2배 인상 우려
관세 폭탄 던지고 "미국 내 아이폰 생산 가능" 주장한 트럼프
[뭄바이=AP/뉴시스] 20일(현지시각) 인도 뭄바이의 아이폰16 스마트폰 판매 첫날 한 고객이 애플 매장에서 아이폰16을 구매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4.09.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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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미국 트럼프 정부가 전세계를 대상으로 부과한 상호 관세가 9일부터 공식 발효됐다. 중국의 경우 이날부터 총 104%에 달하는 추가 관세가 매겨지면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애플,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업계도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특히 아이폰 90%를 중국에서 생산하는 애플에 초비상이 걸렸다. 104% 관세가 현실화되면서 아이폰 가격이 2배 가까이 뛸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온 상황.
중국 추가 관세 104%…중국서 90% 생산되는 아이폰 가격도 2배 인상 우려
미국 정부는 57개국에 부과한 상호 관세를 한국 시간 기준 9일 오후 1시 1분부터 공식 발효했다. 상호 관세가 부과되는 57개국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수입품에는 11~50%의 추가 관세가 적용된다.
특히 이들 57개국에는 스마트폰 완제품과 부품 등을 생산하는 주요 국가가 다수 포함돼있다. 주요 생산국의 상호 관세율을 살펴보면 중국 84%, 베트남 46%, 대만 32%, 인도 26%, 한국 25%, 일본 24% 등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시킨 관세 전쟁의 가장 큰 희생자는 미국 시가총액 1위 기업이던 애플이다. 애플은 중국을 비롯해 높은 관세율이 부과된 국가에서 자사 기기들을 생산해 역수입해왔다.
이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관세율이 줄기는 커녕 2배 가까이 오른 채 정식 발효된 셈이다. 이제는 아이폰 가격이 향후 2배 이상 인상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의 주요 IT 매체 씨넷(CNET)은 이번 관세 폭탄을 두고 "(관세의 영향으로) 애플의 최고급 모델인 아이폰16 프로 맥스 가격도 104% 상승해 1599달러(약 237만원)에서 3200달러(약 473만원) 이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씨넷은 관세가 실제 가격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는 불분명하며, 관세 및 가격 상승으로 수요가 급감하면 애플이 경쟁력 유지를 위해 가격을 다시 낮출 수도 있다는 낙관도 함께 제기했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 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석탄 산업 활성화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석탄 발전을 통한 전력망 안정을 꾀하는 내용 등이 담긴 '미국 에너지 활성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2025.04.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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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폭탄 여파에 시총 1위 자리 내준 애플…트럼프는 "美서 아이폰 생산 가능" 주장
애플도 관세 폭탄의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단기적, 중장기적 대책을 꾀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장 애플은 최근 중국, 인도 등 주요 생산지에서 아이폰을 비롯한 자사 모바일 기기를 가득 실은 항공기 5대를 미국으로 운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이 자사 제품을 정확히 얼마나 미국으로 옮겨왔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항공기 5대 수준의 물량으로는 반년여만 버틸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장기 전략으로는 보다 관세율이 낮은 국가로 생산지를 다변화할 전망이다. WSJ는 애플이 중국보다 상호 관세율이 낮은 인도에서 미국으로 조달하는 아이폰 생산량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인도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상호 관세율이 가장 낮은 수준(10%)인 브라질의 아이폰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애플에 던져진 관세 폭탄에 대한 우려는 주가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애플은 8일(현지 시간) 전날 대비 4.98% 하락한 172.4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애플의 주가는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발표 이후 약 23%가 하락했다. 시총도 2조5900억 달러(3497조원)로 주저앉으며 같은 기간 약 7% 하락한 마이크로소프트(시총 2조6400억달러)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캐럴라인 리빗 백악관 대변인은 8일(현지시간) 미디어 브리핑을 통해 "우리(미국)에게는 노동력이 있고 자원이 있다고 믿는다. 더 많은 아이폰 생산량을 미국으로 옮길 수 있을 것"이라며 "애플은 미국에 5000억 달러를 투자했다. 애플이 미국이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면 이런 큰 투자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 폭탄이 스마트폰 시장에 '해결 불가능한 상황'을 던졌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미국은 스마트폰을 제조하지 않고, 현재 중국·한국·대만·인도·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이 공급망과 제조를 주도하고 있다"며 "애플·삼성·구글 등 주요 기업은 미국 외부의 네트워크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애플이 가장 큰 타격을 받지만 삼성전자도 마냥 웃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중국을 벗어나 베트남·인도·한국 등에 다변화된 생산 거점을 운영해 왔다. 하지만 이들 국가에도 수십%의 추가 관세가 적용된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애플과 삼성전자는 점유율 18%를 차지하며 팽팽한 경쟁 구도를 이뤘다. 점유율은 같았으나 실제 연간 출하량은 애플이 2억2590만대를 기록하며 2억2290만대의 삼성전자를 근소하게 제쳤다.
현재까지 애플과 삼성전자는 공식적인 입장이나 대응 전략을 밝히진 않고 있다. 하지만 이번 관세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양사 모두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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