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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금)

코스피 2300 붕괴, 환율 1500원 턱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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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관세전쟁’ 충격파

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40.53포인트(1.74%) 내린 2293.70으로 마감한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성동훈 기자 zenis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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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외국인 줄매도…아시아 증시도 줄폭락

미국과 중국 간 ‘관세전쟁’ 격화로 원화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외국인 자금 이탈도 거세져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심리적 마지노선인 원·달러 환율이 1500원마저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코스피지수는 1년5개월 만에 2300선을 내줬다. 미·중 관세 갈등이 더 격화하면 당분간 국내 증시가 부진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9원 오른 달러당 1484.1원에 주간거래를 마감했다. 주간종가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12일(1496.5원) 이후 16년여 만에 최고치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 상호관세가 발효된 오후 1시쯤 1487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환율을 자극한 것은 관세를 둘러싼 미·중 갈등 심화로 인한 위험회피 심리다. 유가증권시장에선 이날 하루에만 외국인이 1조원 넘게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9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보였다. 중국이 미국의 관세폭탄에 맞서기 위해 위안화 가치를 낮추고 있는 것도 원화 약세(원·달러 환율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위안화와 원화 가치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전날 환율을 달러당 7.2038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2023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한국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내년 4월로 5개월 늦춰진 것도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미·중이 대화로 전환한다는 소식이 들리기 전까지는 환율 천장이 열려 있다”며 “1500원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박형중 우리은행 연구원은 “1500원선을 넘어서면 소비자물가 부담, 외국인 투자 이탈, 경기 악화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외환당국의 ‘환율 방어’ 시도가 변수다. 이낙원 농협은행 외환파생전문위원은 “환율이 1500원에 근접하면 국민연금 환헤지 물량이 나와서 상단을 방어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한편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0.53포인트(1.74%) 내린 2293.70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종가가 2300선 아래로 내려온 건 2023년 10월30일(2277.99) 이후 처음이다. 장중엔 2284.72까지 떨어졌다.

코스닥지수도 전장보다 15.06포인트(2.29%) 내린 643.39에 마감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넉 달 만에 650을 밑돌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통화했다고 밝히면서 협상 기대감이 유입됐지만, 글로벌 증시 하락에 동조하면서 낙폭을 키웠다”고 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현물 약 1조원, 선물 약 6000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9거래일 연속 현·선물 순매도다.

아시아 증시도 전날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전날 6% 반등했던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3.93% 떨어졌다. 대만 가권지수는 5.79% 급락해 지난 3거래일간 18% 폭락했다. 증시 안정대책에 힘입은 상하이지수 등 중화권 증시만 상승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 이탈 요인인 미 장기금리와 원·달러 환율 급등도 증시에 부담을 더했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경기침체가 시작하면 증시와 기업 이익이 추가 하락할 수 있다”며 “코스피는 관세 협상 가능성 등을 고려한다면 추가 하락폭이 크진 않겠지만 상승할 이유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지환·김경민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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