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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104%? 그럼 우린 84%"…'끝까지 간다' 중국, 미국에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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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中, 美증시 개장 직전 "50% 추가관세" 맞불.."대만 무기판매 기업들 폭넓게 제재"


President Donald Trump and Chinese President Xi Jinping XXXXXXX at the Great Hall of the People, Thursday, Nov. 9, 2017, in Beijing, China. Trump is on a five country trip through Asia traveling to Japan, South Korea, China, Vietnam and the Philippines. (AP Photo/Andrew Harn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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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이 점입가경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총 104% 추가 관세를 중국이 사실상 그대로 맞받아쳤다. 양국이 퇴로 없는 관세 인상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대화 채널은 좁아지는 분위기다. 주변국에 대한 경제 충격도 계속해서 커질 전망이다.

9일 저녁 중국 국무부 관세위원회는 "오는 10일(중국 현지시간) 낮 12시 1분부터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발표했던 34%에서 50%p 인상한 84%로 추가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발표한 50% 추가 관세 인상에 대한 정면 반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과 3월 각각 10%씩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한데 이어 4월 들어 34% 추가 관세 인상을 발표했다. 중국이 이에 대해 똑같은 34% 보복관세로 받아치자 8일(미국 현지시간) 50%의 추가관세 부과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취임 이후 대중국 추가 관세는 무려 104%에 달하는 상황이었다. 이 관세가 9일 정오(중국 현지시간) 발효되면서 중국의 대응이 곧바로 발표될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실제 중국 정부는 미국 증시 거래 개시 직전에 트럼프와 같은 50% 보복관세를 발표하면서 전략적 효과를 극대화했다.

미국 기업에 대한 제재도 폭넓게 추가했다. 중국 상무부는 아메리칸포토닉스와 노보텍, 에코다인 등 12개 미국 기업을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시키고 이들에 대한 이중용도 품목 수출을 금지했다. 첨단 제품 생산에 꼭 필요한 희유금속 등을 공급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또 미국 방산기업 쉴드AI, 시에라네바다 등 6개 기업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목록에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해당 기업들은 중국 내 신규 투자와 수출입활동이 모두 금지된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관련 내용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쉴드 등 기업은 대만에 무기를 판매했거나 군사적 기술협력을 진행, 중국의 주권과 안보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정직하고 법을 잘 준수하는 외국 기업이라면 아무 걱정할 필요가 없으며 중국 정부는 언제나 그랬듯 전세계 기업이 중국에 투자하고 사업을 영위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똑같은 50% 추가 세율로 맞선 가운데 향후 중국 정부가 더 강도 높은 대미 제재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관영언론들은 트럼프의 50% 추가 관세 발언이 나온 후 미국에 대한 △농축산품 관세 부과 △희유금속 수출 통제 △서비스업에 대한 전면 수입금지 △영화 등 콘텐츠사업 제재 등을 포함한 전방위적 제재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중국 정부는 이에 더해 수차례 미국과의 관세 전쟁에서 한 발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사를 강하게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9일까지 진행된 '중앙주변공작회의'에서 "주변운명공동체 구축에 집중하고 주변국 관련 업무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국제사회서 미국의 대안으로 부상하며 미국의 입지를 뺏어오는데 주력하라는 지시로 해석됐다.

관영언론들도 시 주석의 지시에 적극 화답했다. 중국 관영 CCTV는 미국의 34%+50% 추가 관세 발효 시점에 맞춰 "중국 정부가 발표한 '끝까지 간다'(奉陪到底-봉배도저)는 표현에 특히 주목해야 한다"며 "미국의 관세 협박을 중국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으며 미국이 고집을 부린다면 중국은 반드시 끝까지 이에 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역시 관영 신화통신 역시 전날 미국이 발표한 50% 추가 관세에 대해 "중국은 최소 여섯 가지의 대응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반박했었다.

중국 정부 입장도 일관적이다. 중국 상무부는 같은 날 낮 징벌적 관세 부과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중국은 무역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중국 국민의 정당한 권익이 훼손되거나 박탈되는 것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단호히 반격하고 끝까지 맞서겠다"고 했다. 외교부 역시 같은 날 "계속해서 단호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의 추가 공격과 이에 대한 시진핑의 반격은 가뜩이나 안갯속에 빠진 국제 경제 상황을 한 층 악화시킬 전망이다. 중국의 반격 발표 시점에 개장중인 유럽 증시의 스톡스600 지수는 4% 이상으로 하락폭이 확대됐다. 미국 증시의 S&P500 지수 선물은 1.7% 이상 급락하며 거래되고 있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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