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관세율은 거의 150%...추가 상향은
자동차, 철강, 알루미늄 등 품목별 관세는
이틀전엔 "가짜뉴스"…갑자기 왜 달라졌나
중국과 협상은 이뤄질까..트럼프가 원하는 건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트럼프 관세 정책 현재 상황에 대해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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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대한 관세율은 거의 150%...더 상향 가능성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중국이 미국과 다른 나라들을 더 이상 농락하는 시대는 지속 불가능하며 용납할 수 없다”며 “미국은 즉시 중국산 제품에 1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전날 미국에 50% 추가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내린 것에 대한 대응이다.
반면 추가 보복에 나선 중국의 대미 관세율은 106.6%다. 트럼프 2기 이전 대미 평균 관세율이 22.6%에서 34% 보복관세, 그리고 전날 50% 추가 관세가 덧붙여진 결과다. 관세율로만 따지면 ‘147.1% vs 106.6%’ 게임이다. 이미 관세율이 양국 간 교역을 차단한 수준인 만큼 더 상향하더라도 큰 의미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지금 수준도 충분히 높다”며 “우리는 매우 신중하게 계산해 결정했다. 더 올릴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중국 이외의 국가들과는 유화적인 기조를 보였다. 그는 “무역, 무역장벽, 관세, 환율조작, 비금전적 장벽 등과 관련해 75개국 이상이 미국의 상무부, 재무부, 무역대표부(USTR) 등에 협상을 요청해왔다”며 “이들 국가가 내 강력한 제안에 따라 미국에 어떤 형태의 보복도 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 향후 90일간 관세를 10%로 대폭 인하하는 ‘관세 유예 조치’를 즉각 시행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안에 관심을 가져줘서 감사하다”며 글을 마쳤다.
정리하면, 미국은 중국에 대해서는 125% 추가 관세율을 부과하고, 이를 제외한 모든 교역국에는 10% 기본관세율을 90일간 부과한다. 10% 기본관세율은 미국 내 투자 독려와 세수 확보를 위해 장기간 끌고 갈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연합(EU)도 이날 새벽 보복 조치를 승인했지만, 이는 철강, 알루미늄 관세에 대한 보복조치다. 이 조치는 15일부터 시행되고, 미국이 협상 결과에 합의한다면 언제든 중단된다. 즉, 이는 EU가 유럽과 동등하게 협상에 나서기 위해 지렛대 균형을 맞추기 위한 조치로 봐야 한다. 중국이 협상 없이 고율의 보복관세를 매긴 것과는 다르다. 이 때문에 미국은 EU에도 관세유예 조치를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대화에서 “타이밍이 안 좋다. 그런데 시행을 미뤘다. 잘한 것이다. 난 더 늦춰질 것이라고 본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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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문제로 25% 관세 부과받은 멕시코, 캐나다는?
멕시코와 캐나다에는 마약, 이민 문제로 25%의 관세율을 부과했고, 이는 상호관세와 무관하기 때문에 유지된다. 이 두 나라는 90일간 유예 조치에서 적용받지 않는다. 다만 미국-멕시코-캐나다(USMCA) 협정을 준수하는 상품 무역에 대해선 0% 관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자동차, 철강, 알루미늄 등 품목별 관세는?
자동차, 철강, 알루미늄에 적용한 25% 관세율은 상품별로 적용된 별도의 관세인 만큼 역시 국가별 상호관세와 다르다. 이 역시 기존대로 25%의 관세율이 부과된다.
트럼프는 이날 의약품에 대한 관세 부과 질문에 대해선 “해야 한다. 코로나 때 알게 됐다. 우리 약을 미국에서 안 만들고 있더라. 이제 미국으로 돌아오게 해야 한다. 안 돌아오면 관세를 물릴 것이다”고 언급했다. 즉, 트럼프 대통령의 품목별 관세는 해외로 빠져나간 공장을 다시 미국으로 돌리기 위한 계획으로 봐야한다.
이틀 전엔 “가짜뉴스”…갑자기 바뀐 이유는
90일간 관세 일시 중단 가능성은 사실 지난 7일 시장에 알려졌다. 케빈 해셋 국가경제위원장은 이날 폭스뉴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90일간 관세를 일시 중단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통령이 결정할 것이다”고 답했는데 CNBC는 이를 관세중단을 검토하고 있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이후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CNBC에 “가짜 뉴스”라고 언급했고, 9일 예정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를 부과하면서 해프닝으로 해석됐다.
사실 월가에서는 그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협상 카드’라고 간주해왔다. 실제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기 보다는 미국내 투자 확대, 교역국의 무역적자 해소 등을 위해 관세카드를 활용했고, 어느 시점에는 관세 카드를 없앨 것이라고 본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 트럼프 대통령이 워낙 강경모드를 보였고, 이같은 관측이 엇나갔다는 판단에 시장은 패닉 상태였다.
트럼프가 관세 정책을 애초부터 유예하려고 했는지 여부는 좀 더 확인이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고율의 상호관세를 부과하면서 중국을 제외한 각국이 전폭적으로 협상에 나섰고, 트럼프 대통령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기에 유예 카드를 던진 것으로 볼 여지는 있어 보인다. 그리고 이제는 전선을 좁혀 중국에 대한 무역전쟁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채권시장에 항복? 트럼프 “채권시장 까다로와”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가 결국 채권시장에 굴복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전날까지 3거래일 동안 50bp(1bp=0.01%포인트)가량 급등했는데 시중금리를 낮춰야 하는 트럼프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통상 주식시장이 하락하면 안전자산인 채권에 수요가 몰리면서 금리가 떨어져야 하는데 거꾸로인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국채시장이 급락했던 것은 여러이유가 있다. 최근 주식 급락으로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에 몰린 기관투자자들이 현금을 확보를 위해 채권을 대거 매도했다는 이유와 함께 트럼프의 오락가락 관세정책으로 미 국채에 대한 신뢰가 사라졌다는 평가 등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채권시장은 까다로워서 그걸 지켜보고 있었는데 어젯밤에 사람들이 약간 불안해하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중국과 협상은 이뤄질까.트럼프가 원하는 건
현재는 미국과 중국이 극단적으로 관세 폭탄을 던지고 있지만, 양측 모두 최악의 상황은 양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어느 순간엔 협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그 시점은 현재로서는 예상하기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125%까지 상향했지만,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대화에 나서겠다는 신호를 재차 보냈다. 그는 “시 주석은 친구다. 좋아하고, 존경한다. 하지만 그들이 우리를 잘 대하진 않았다”며 시 주석이 하루 빨리 연락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중국에 대한 관세가 너무 과한 게 아니냐는 질의에 “전혀 그렇지 않다. 시 주석은 매우 똑똑한 사람이다. 결국 좋은 거래를 원할 것이다”며 설명했다.
중국에 대해 구체적으로 원하는 게 있느냐는 질의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것은 중국에 직접 말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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