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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목)

러 파병 북한군, 괴혈병 앓아…“개고기 먹는 애들” 인종차별도 겪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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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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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된 북한군 병사들이 자신들이 왜 전쟁에 나왔는지도 모른 채, 괴혈병에 시달리고 러시아군의 인종차별까지 겪은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크라이나군과 북한군 포로들의 증언을 인용해, 북한군의 전투 상황과 처우를 알렸다.

포로가 된 26세 병사 리모는 “왜 전쟁에 나갔는지도 몰랐다. 우크라이나군에 남한군이 포함된 줄 알았다”고 증언했다. 일부 포로는 전쟁에 파견된 이유도 모른 채, 남한군이 우크라이나 편에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던 것이다.

우크라이나군은 생포한 북한군의 모발과 구강 샘플을 분석했다. 그 결과 상당수 병사에게서 비타민C 결핍으로 인한 괴혈병 증상이 나타났다.

일부는 수류탄 대신 값싼 소시지를 수류탄 주머니에 넣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무장조차 제대로 못 한 상태에서 전투에 투입된 정황이 포착됐다.

또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의 내부 무전 내용을 도청해 북한군에 대한 조롱과 멸시가 오갔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한 러시아 병사는 “누가 아군인지도 모를 애들이 돌아다닌다”고 말했다. 누굴 지칭하는 거냐는 동료의 질문에, “아침으로 개고기나 먹는 애들”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훈련 중인 우크라이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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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은 “러시아군은 북한 병사를 동료로 여기지 않았으며, 노골적인 인종차별을 서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전투 중 생포를 피하기 위한 자폭 사례도 잇따랐다. 우크라이나군은 이 같은 자폭 시도 탓에 북한군 포로 확보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쿠르스크 전선에서 포위된 북한 병사 한 명은 김정은 이름을 외친 뒤 수류탄을 터뜨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워싱턴 D.C. 싱크탱크 스팀슨 센터의 마이클 매든 연구원은 “북한군의 기존 권총 자살 전술이 이제는 수류탄 자폭 방식으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군 관계자는 “북한군은 생명에 대한 가치가 거의 없다. 그런 점에서 러시아군보다 더 위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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