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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목)

고령운전자, 반응속도 최대 1.1초 늦어…"차량 보조장치 확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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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차량 급정거시 0.47초, 어린이 돌발횡단 상황서 1.08초 느려

고령운전자 60.7% "고령운전자 사고 위험, 비고령보다 높아"

3일 오후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자동차전용부두에 수출용 차량들이 세워져 있다. 2025.4.3/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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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전민 기자 = 고령 운전자의 반응속도가 비고령 운전자 대비 최대 1.1초까지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등 고령자를 위한 보조 기능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소비자원은 10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고령 운전자 안전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는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교통안전 인식 조사'와, 고령·비고령 운전자 34명을 대상으로 한 '시내도로 주행 시뮬레이션 시험' 결과가 포함됐다.

시뮬레이션 시험 결과, 선행차량 급정거 상황에서 고령자의 반응 속도는 3.56초로 비고령자(3.09초)보다 0.47초 늦었다. 불법주차 차량으로 인해 시야가 제한된 상태에서 어린이가 갑자기 튀어나와 횡단하는 상황에서는 고령자(2.28초)가 비고령자(1.20초)보다 1.08초 늦게 반응해 차이가 벌어졌다.

시속 50㎞/h로 주행하는 차량의 운전자가 돌발상황에서 브레이크를 1초 늦게 사용하면 약 14m를 더 주행한 후 브레이크가 작동되는 만큼 교통사고 위험이 커진다.

교차로에서 우회전 차량이 갑자기 진입하는 상황에서는 고령자(1.13초)와 비고령자(1.11초) 간 반응속도 차이가 0.02초에 불과해 차이가 크지 않았다.

(한국소비자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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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운전자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통안전 인식 조사 결과, 182명(60.7%)은 '고령 운전자가 비고령 운전자보다 교통사고를 일으킬 위험이 더 높다'고 봤다. 그 이유로 '판단력이나 반응속도 저하(174명·95.6%)'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시력 저하(72.5%), 운동신경 저하(65.9%) 등이 뒤를 이었다.

고령 운전자는 비고령 운전자보다 신체 반응이 늦기 때문에 돌발상황에서 당황해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혼동할 수 있다. 이때 급히 정지하기 위해 페달을 강하게 밟으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고령 운전자의 느린 반응속도로 인한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자동차에 비상자동제동장치의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가 장착된 차량은 극히 제한적이다.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는 차량의 레이더가 전·후방 차량·벽 등을 인식한 상태에서 운전자가 페달을 혼동해 브레이크 대신 가속 페달을 밟은 경우 엔진출력을 억제해 급가속을 방지하는 장치다. 지난해 7월 현대 캐스퍼 일렉트릭에 처음으로 탑재됐다.

일본은 고령자 등 안전운전에 도움이 필요한 운전자를 위해 비상자동제동장치와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가 설치된 차량을 '사포카'로 인증하고 보급을 장려하고 있다.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의 경우 차량에 기본 설치되지 않았어도 애프터마켓을 통해 부품을 구입해 사후 장착할 수 있다.

소비자원은 우리나라도 고령자의 운전 취약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가 설치된 차량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소비자원은 "관계부처와 이번 조사 결과를 공유하고 고령자 보호를 위해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가 설치된 차량의 제조 확대 방안 마련, 차량 안전기술(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등 첨단 운전자보조시스템)과 교통안전에 대한 교육 강화를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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