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칩 수요 폭발 매출 120% 급증
삼성·인텔 제치고 작년 글로벌 1위
'AI 물결' 합류 여부에 희비 엇갈려
GPU 설계·클러스터링 선점 효과
AI 수요 굳건···올해도 신기록 기대
2위 불안한 삼성···HBM 성과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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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을 주도하는 엔비디아가 처음으로 인텔과 삼성전자(005930)를 제치고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으로 올라섰다.
시장조사 업체인 가트너가 11일 발표한 지난해 반도체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은 6559억 달러(약 952조 원)로 2023년(5421억 달러)보다 21.0% 증가했다. 기업별 실적을 보면 엔비디아가 AI 칩 수요의 폭발적 증가로 120.1% 늘어난 767억 달러(약 111조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D램 등 메모리 가격 반등에 매출이 60.8% 증가한 657억 달러(약 95조 원)로 집계돼 2023년에 이어 2위를 지켰다. 반면 인텔은 매출이 0.8% 늘어난 498억 달러에 그쳐 반도체 왕좌를 내주고 3위로 주저앉았다. 인텔은 지난해 실적 부진에 대규모 감원을 단행하고 일부 투자를 미루는 등 위기를 맞고 있다.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며 동맹 관계를 맺은 SK하이닉스(000660)는 4위로 두 계단 올라섰다. SK하이닉스의 매출 역시 91.5%나 급증한 442억 달러(약 64조 원)를 기록했다. 퀄컴은 매출이 12.8% 늘어난 330억 달러였지만 업계 순위는 한 계단 떨어진 5위에 머물렀다. 이번 조사에서 반도체 위탁 생산만을 하는 글로벌 1위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는 제외됐다.
“또 당신입니까”…AI가 희비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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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는 기존 중앙처리장치(CPU)와 달리 병렬 컴퓨팅과 클러스터링 기술 등이 핵심 기술력이다. 엔비디아는 어떤 업체보다 AI 시대를 빠르게 예측해 AI 연구자들의 수요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GPU 설계 역량을 키워왔다. 또 멜라녹스 같은 기업들을 공격적으로 인수하며 여러 GPU를 통합하는 클러스터링 기술을 내재화했다. 클러스터링 기술은 수많은 GPU와 서버들이 한 몸처럼 작동하게 하는 기술로 AI 모델 훈련과 추론 등에서 막강한 능력을 드러내며 타사를 압도하는 원동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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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상승세에 SK하이닉스도 4위 껑충
반면 AI 흐름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는 인텔은 1위에 올라선 지 1년 만에 3위로 내려앉았다. 인텔 역시 가우디 시리즈라는 AI 가속기를 내놓고 있지만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지난해에 이어 2위를 차지했지만 안심할 수 없다. 매출이 60.8%나 올랐지만 이는 HBM 등 미래 기술의 기여보다는 최악의 한파를 맞았던 2023년 이후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반등한 영향이다. 삼성전자는 여전히 HBM 등에서는 SK하이닉스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HBM에서 의미 있는 성과가 나와야 한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연산 수요를 충당해줄 수 있는 곳은 결국 엔비디아밖에 없다”며 “엔비디아와 밀접한 SK하이닉스 등 AI 생태계 기업들의 영향력이 한동안 굳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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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 기자 hjin@sedaily.com강해령 기자 h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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