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관련해 행정부와 다른 입장 밝혀
국방부 대변인 “트럼프 대통령 의제 훼손”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 섬에 주둔한 미군 피투피크 우주 기지 지휘관 수재너 마이어스 대령(왼쪽)이 지난 3월 28일 기지를 방문한 J D 밴스 미국 부통령(오른쪽)에게 브리핑을 하고 있다. 가운데는 밴스 부통령의 부인 우샤 밴스 여사. 마이어스 대령은 그린란드 문제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다른 견해를 밝혔다는 이유로 전격 해임됐다. 게티이미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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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미 우주사령부는 이날 피투피크 우주 기지 지휘관인 수재너 마이어스 대령을 보직 해임했다고 밝혔다. 우주군사령부는 “마이어스 대령이 부대원들을 이끌 능력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고 짤막한 이유를 밝혔다.
마이어스 대령이 미군 수뇌부의 눈 밖에 난 것은 지난달 28일 J D 밴스 부통령의 그린란드 방문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밴스 부통령은 부인 우샤 밴스 여사와 함께 피투피크 기지를 찾았다. 마이어스 대령의 안내로 기지 내 주요 시설을 살펴본 밴스 부통령은 부대원들을 상대로 연설했다. 당시 그는 “러시아, 중국 등 매우 공격적인 국가들의 침략으로부터 그린란드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린란드 주민들에게 ‘자결권’이 있다는 점을 일깨우며 “1721년부터 섬을 지배해 온 덴마크와의 관계를 끊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린란드는 미국 영토가 되어야 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그대로 되풀이한 셈이다.
숀 파넬 미국 국방부 대변인. 미 국방부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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숀 파넬 미 국방부 대변인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해당 기사를 공유한 뒤 “미군의 지휘 체계를 약화시키거나 트럼프 대통령의 의제를 훼손하려는 행위는 국방부에서 용납되지 않는다”고 적었다. 그는 “군 지휘관들은 임무 수행에 있어 초당파적 태도 유지 등 최고 수준의 행동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린란드 문제와 관련해 미 행정부와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당파적 언행으로 군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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