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7일 4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한국은행의 주된 고민이다. 금융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번 달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다음 통화정책방향 회의인 5월말에 금리를 인하한다는 예상이 주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근 '상호관세 90일 유예'로 리스크가 일부 완화되면서 애초대로 4월 금통위는 기준금리 '동결'로 쉬어가고 5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한다는 수순으로 간다는 것이다. 다만 이후 미국과 중국 등 G2의 관세정책이 정면 충돌하는 '치킨 게임' 양상으로 흘러가면서 4월 금통위에서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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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기준금리는 2.75%다. 한은은 앞서 지난해 10월, 11월, 올해 2월 각각 0.25%포인트(p)씩 총 3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기준 금리가 2%대에 재진입한 건 지난 2022년 10월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그러나 '예고된 악재'였던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이 본격 실행되기 시작한 4월 이후 주식, 채권, 외환시장이 요동치면서 이 전망도 수시로 바뀌었다. 트럼프의 '입'에서 시작된 경제 충격이 우리를 포함한 글로벌 경제 전반의 주요 변수가 됐다.
당장 지난 주말(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2.4원 내린 1454.0원으로 출발한 뒤 오후 장 들어 낙폭을 확대해 1440원대 후반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불과 이틀전이었던 지난 9일 1490원까지 치솟으며 1500원대를 위협하기도 한 상황과 비교하면 달러당 50원 가까이 오고가는 '롤러코스터' 같은 흐름이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5.02.25 photo@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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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금리 인하를 주저하게 했던 달러/원 환율이 상대적 안정세를 보이면서 '경기 대응'을 위한 금리인하 주장이 막판 다시 힘을 얻는 모양이다.
결국 4월 금통위에서 금리 동결이나 금리 인하 어느 결정을 해도 한은이나 금통위의 판단에 동의할 근거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다른 측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시킨 '관세 전쟁'이라는 변수가 현재 진행형이고 그 결과와 영향을 예상하고 전망히기 어렵다는 얘기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에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대 초반에서 0%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속속 나오고 있다. 해외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계속 하향 조정하고 있다. JP모건은 최근 1.2%에서 0.9%로, 골드만삭스는 1.8%에서 1.5%로 낮췄다.
한은 역시 지난 2월 미국의 관세 부과를 전제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5%로 제시했으며 이번 금통위에서 '경제상황평가'를 통해 더 낮출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5월 초로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하 여부도 변수다. 최근 3월 소비자물가(CPI)결과가 나온 이후 금리선물시장에서 기준금리 동결확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르면 5월 늦어도 6월엔 미국 기준금리가 내려간다고 시장에서 예측하고 있고 이럴 경우 한미간의 금리차가 줄어 한은의 통화 정책에는 운신의 폭이 넓어진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가계대출 증가와 여전히 높은 환율을 고려하면 2월 기준금리 인하 이후 4월 금통위에서 연속적으로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은 작다"고 했다. 이어 "2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로 가계대출이 크게 증가했고 이후 부동산 시장 과열 조짐에 따라 3월 규제 지역이 확대 재지정됐다"며 "주택 거래와 대출 실행 간 시차가 존재하므로 상황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는 "트럼프발 관세정책은 우리 경제가 이제껏 겪어보지 못한 불확실성이다"라며 "불확실성의 방향이 잡히기 전까지 시장은 요동칠 것이며 한은 입장에서도 정책수단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4월은 건너뛰고 5월에 금리 결정을 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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