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구도 혼란
吳, 한덕수 추대론 속 불출마 선언…劉 “기득권 집착에 분노” 경선 불참
김문수-나경원 연이틀 공동 행보 등…반탄파, 단일화 불지피며 세 결집
윤상현도 내일 출사표 던질듯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대선 경선 예비후보 등록을 앞두고 주말 동안 각각 일정을 소화했다. 12일 서울 중앙대에서 대학생들과 간담회를 갖기 위해 나란히 손을 잡은 채 이동하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오른쪽)과 나경원 의원.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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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등록일 시작(14일)을 하루 앞두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대선 불출마, 유승민 전 의원이 경선 불참을 잇따라 선언한 건 최근 당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추대론과 경선룰을 둘러싼 내홍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국민의힘에 불리한 구도의 조기 대선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도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찬탄(탄핵 찬성)파 대선 주자에 대한 견제가 이어지자 중도보수 성향의 대선 주자들이 먼저 경선에서 이탈한 것이다. 반면 반탄(탄핵 반대)파 대선 주자들은 이틀 연속 같은 행사에 참여하며 후보 단일화 불씨를 지피는 등 보폭을 넓히기 시작했다.
●중도보수 吳-劉 경선 불참
오 시장의 불출마 선언은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오 시장은 당초 13일 출마 선언을 하려 했지만 전날(12일) 오전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 공지를 두 시간 전에 내고 “멈추는 용기도 필요하다”고 밝힌 것. 오 시장은 기자회견 뒤 질의응답에서 “지난 일주일 동안 당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참으로 깊은 아쉬움과 염려를 지울 수 없었다”고 했다.
오 시장은 친윤계를 중심으로 현역 의원 50여 명이 당 밖 인사인 한 권한대행의 출마를 촉구하려 움직이고, 당 경선 또한 변화 대신 ‘찬탄’ 대 ‘반탄’ 구도로만 흘러가는 것에 대한 실망감을 주변에 토로했다고 한다. 오 시장은 친윤계 의원들이 한 권한대행 출마 성명서 발표에 나설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11일 오후 참모들에게 불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오 시장은 사퇴 회견에서 “지금 지킬 대상은 특정 개인도 세력도 진영도 아니다”라고 했다.
같은 날 부산 가덕도신공항 예정지를 방문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한동훈캠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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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경선이 끝난 뒤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를 통해 국민의힘 후보를 선출하자는 ‘빅텐트론’ 또한 오 시장의 불출마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토지거래허가제 번복 논란과 이른바 ‘명태균 리스크’로 오 시장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좀처럼 정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설령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확정되더라도 서울시장직을 사퇴한 뒤 한 권한대행 등과 단일화에서 패하면 시장직만 잃을 수 있다는 것. 오 시장은 불출마 선언 직후 총리공관에서 한 권한대행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안철수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선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청년들로부터 정책 제안서를 전달받은 모습.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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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탄파 金-羅는 연대 행보
김 전 장관은 나 의원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조금 있으면 (경선 후보가) 4명이 되고, 2명이 된다”며 “나 의원하고 대화도 하고 다른 후보 누구와도 만나 뵙고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김 전 장관과) 심도 있는 관계로 진전될지, 최종 1 대 1이 될지 모르겠지만 결국 김 전 장관은 저와 생각이 공유되는 부분이 꽤 있다”고 말했다.
경선 과정에 따라 합종연횡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반탄 진영에서 세 모으기 움직임이 더욱 빠르게 시작된 것이다. 나 의원과 함께 탄핵 반대 집회에 앞장섰던 5선 중진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도 15일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당 일각에선 “중도후보들 먼저 경선에서 이탈하면서 반탄파만 부각되면 경선에 대한 중도 보수층의 관심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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