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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토)

‘연기 30년차’ 박은빈···“우영우 떠나 보내고 새 친구 사귀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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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부작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천재 외과의사 ‘정세옥’ 역 박은빈 인터뷰

<하이퍼나이프>에서 천재 외과의사 정세옥 역을 맡은 박은빈 배우.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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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광기 어린 외과의사 정세옥으로 돌아왔다. 최근 최종화가 공개된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하이퍼나이프>에서 사람을 살리기도 죽이기도 하는 의사 세옥 역으로 강렬한 연기 변신을 선보인 배우 박은빈(33)을 15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1996년 아동복 광고 모델로 연기에 입문한 배우 박은빈은 벌써 30년차 배우다.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의 꿈 많은 청춘부터 <스토브리그>에서의 걸크러시 운영팀장, <연모>에서는 남장한 왕 역할까지 다종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연기 경력을 쌓아왔다. 그 중에서도 정점은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천재 변호사 우영우 역할이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종영한 지 벌써 3년이 지났지만 우영우 변호사는 아직도 우리 주변 어딘가에서 살아가고 있을 것만 같다. 그 정도로 대중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돼 있는 캐릭터다. 동시에 배우로서는 ‘박은빈=우영우’라는 공식처럼 굳어질까 걱정되기도 할 법하다. 큰 성공을 가져다 준 캐릭터가 이후 연기 인생에 부담이자 한계로 작용하는 딜레마적 상황이다. 박은빈은 이렇게 고착되는 이미지를 벗어나고픈 마음에서 연기 변신을 시도한 것일까.

하지만 박은빈의 답은 예상과 달랐다. 그는 이번 연기 변신에 대해 “악역을 해보고 싶다든지 이미지를 탈피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했다. 박은빈은 “그동안 제가 안 해 본 것을 시도를 해보는 데 중점을 뒀다”며 “시청자들이 저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을지 미처 다 알지 못하고 또 헤아릴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새 캐릭터를 통해) 분명히 안 해 본 행동과 경험, 표현들을 할 수 있어서 확실히 연기적인 갈증이 해갈된 부분은 있다”고 말했다.

메디컬 스릴러 드라마 <하이퍼나이프>는 17세에 의대에 수석 입학한 뇌 수술 분야 천재 의사 정세옥과 그의 스승인 동시에 의사 면허를 박탈당하게 만든 최덕희 교수(설경구 분)의 날선 대립을 다룬 드라마다. 우영우와 정세옥 캐릭터를 견줘보면 박은빈은 이번에도 천재 역할을 맡은 셈이다. 한번은 문과 출신 천재 변호사, 한번은 이과 출신 천재 의사. 그러나 ‘선한 영향력’의 대명사 우영우와 달리 정세옥은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 그 언저리에 있는 인물이다. 박은빈은 그런 세옥을 “새롭게 사귄 친구”라고 불렀다.

박은빈은 “살인을 저지르는 등 분명한 악행을 저질렀으니 시청자들에게 ‘많이 응원해주세요, 사랑해주세요’ 라고는 차마 말씀드리기 어렵더라”며 “캐릭터에 정당성을 부여하거나 스스로 연민을 가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로 구분짓는 것은 딱히 (캐릭터 설정에) 유의미한 작업은 아닌 것 같았고 그 둘을 혼용할 수 있는, 반사회성 인격장애의 특성들을 참고해서 캐릭터를 다층적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박은빈은 ‘새 친구’ 정세옥에 몰입하기 위해 디테일에 꽤 신경을 썼다. 세옥의 목덜미에 있는 뇌 문양 타투는 그의 아이디어였다. 의상이나 헤어 등 스타일도 담당 스태프와 세세하게 상의해서 준비했다고 한다.

<하이퍼나이프>에서 천재 외과의사 정세옥 역을 맡은 박은빈 배우.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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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로운 연기 스펙트럼을 갖춘 그가 앞으로는 또 어떤 ‘친구’를 사귀게 될지 궁금해졌다. 박은빈은 “한 작품, 한 캐릭터를 떠나 보내면 (다음에는) 반대되는 성향에 좀 끌리는 것 같다”면서 “어떤 친구를 사귀게 될지 아직 결정한 바는 없지만 열어놓고 생각해 보려 한다”고 말했다.

스스로 ‘30년차 배우’라며 웃어보인 그는 ‘롱런 비결’에 대해 “도전을 좋아하는 성격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저는 안정적이고 안전한 걸 좋아한다”면서 “그렇지만 직업적으로 도전이 되는 과정들을 많이 겪는다. 그럴 때마다 교훈으로 삼자며 시행착오를 거쳐 나갔던 게 저의 큰 동력이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질문에 답하는 데 혹시 필요할까봐 가져왔다”면서 대본집을 주섬주섬 챙겨들며 “적어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 늘상 저를 되돌아보고 또 성찰하고 또 반성하고 그렇게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하이퍼나이프>에서 천재 외과의사 정세옥 역을 맡은 박은빈 배우.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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