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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토)

커피 로봇부터 로봇 빌딩까지, 일상을 변화시키는 로봇 전문 기업, 엑스와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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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무인 카페 '라운지엑스24시 성수점' 오픈...맛과 사용자경험 모두 잡으며 고객 늘어

-로봇과 공간이 함께 상호작용하며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는 로봇빌딩솔루션 개발

-"리테일에서 시작해 오피스, 홈까지 진출할 계획"

"로봇 기술은 공장에서는 많이 활용되고 있지만, 일상생활에는 아직 많이 적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리테일부터 시작했습니다.”

‘라운지엑스24시 성수점’에서 만난 황성재 엑스와이지(XYZ) 대표의 말이다. '라운지엑스(Lounge X)'는 로봇 기술 회사인 엑스와이지의 자회사다. 엑스와이지가 개발한 로봇은 바리스브루(고급형 카페로봇), 바리스브루엑스(기본형 카페로봇), 바리스드립(드립 커피), 아리스(아이스크림), 스토리지(자율주행 배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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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와이지가 다양한 로봇 응용 분야 중에서도 일상생활, 특히 F&B 분야에 먼저 집중한 데는 이유가 있다. 황 대표는 “로봇 기술이 많이 발전했지만, 대부분 공장 자동화에 집중되어 있어요. 일상생활에는 아직 로봇이 많지 않죠. 저희는 시작부터 'We Invent Intelligent Robots For Daily Life'라는 슬로건을 내걸었습니다. 일상에서 사람들과 함께하는 로봇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렇다면 왜 F&B, 그중에서도 카페 사업에 먼저 집중했을까? 황 대표는 경제성, 데이터 수집 용이성, 기술 발전의 단계적 접근 가능성을 꼽았다. 고가의 로봇을 가정에서 개인이 사용하기는 어렵다. 반면 상업 공간에서는 로봇의 투자 대비 수익성을 계산할 수 있다. 카페는 인건비 비중이 높고, 반복 작업이 많아 자동화의 효과가 큰 곳이다. 공장은 사용자의 데이터를 얻을 수 없지만 카페와 같은 리테일 환경에서는 다양한 고객들과의 상호작용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이렇게 모인 데이터는 로봇 지능화에 필수적이다. 엑스와이지의 전략은 리테일에서 로봇 기술을 증명하고 여기서 쌓은 데이터와 실험을 통해 오피스, 그리고 가정으로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 카페와 로봇의 결합, 라운지엑스(Lounge X)

1) 맛과 사용자경험 제공

카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맛이다. 엑스와이지는 커피 회사를 인수하여 직접 로스터리를 운영하고, 챔피언 바리스타들과 협업해 최고의 레시피를 개발했다. 황 대표는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이 '커피가 맛있어요'라고 하면서 재방문을 많이 합니다. 로봇이 만든 커피라는 점보다 맛에 먼저 주목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로봇 기술의 장점은 단순히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경험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사용자경험이다. 타 무인 카페들이 주로 자판기 형태의 폐쇄적 구조를 가진 것과 달리, 라운지엑스는 오픈형 매장 구조로 운영되어 유인 매장과 비슷한 경험을 제공한다. 고객은 바리스브루 로봇이 커피를 제조하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어 시각적 즐거움도 함께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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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픽업존은 엑스와이지가 개발한 특허 기술로, 24가지 음료를 고객별로 분류하여 관리할 수 있다. 고객 정보와 제품 내용이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며, 오랫동안 찾아가지 않는 음료는 로봇이 자동으로 처리한다. 또한 잘못된 물건이 픽업존에 올려지면 이를 감지하고 피해서 음료를 놓는 지능형 기능도 있다.

고객이 매장에 들어서면 로봇이 인사하고, 시선을 맞추며, 고객의 제스처를 따라하기 등 사용자에게 즐거움을 제공한다. 황 대표는 "무인 매장은 자판기 경험처럼 차갑게 느껴질 수 있지만, 저희는 로봇이 인사하고, 제스처를 취하고, 때로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등 감성적인 요소를 추가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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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주문 시스템도 있어 편리하게 주문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주목할 점은 매출의 약 40%가 다른 카페들이 문을 닫는 시간대(오후 6시 이후)에 발생한다는 것이다. 24시간 운영되는 무인 매장의 강점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2) 핵심 로봇 기술 적용

라운지엑스에 적용한 로봇 기술은 다음과 같다.

첫째, 로봇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지능화 기술이 적용됐다. 컵 뚜껑이 잘 닫히지 않을 때 대체 방안을 찾거나, 사용자의 행동을 인식하는 등의 역할을 한다. 다양한 형태의 컵이나 텀블러를 잡을 수 있는 것은 비정형 오브젝트 그립 기술 덕분이다. 특히 텀블러는 모양이 제각각이라 이를 인식하고 적절하게 다루는 기술이 중요하다.

둘째, 클라우드 플랫폼을 여러 로봇을 통합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다. 클라우드 기반의 로봇 제어 프레임워크와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원격에서도 로봇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제어할 수 있다.

셋째, 인간-로봇 상호작용 기술(HCI)로 인사하기, 시선 맞추기, 사용자 동작 따라하기 등 인터랙티브 제스처를 구현해 사용자에게 친근한 경험을 제공한다. 황 대표는 "사용자들이 로봇한테 인간적인 따뜻함을 느끼게 하는 게 중요해요. 요즘 서비스업에 있는 분들이 따뜻하게 얘기해주는 빈도가 줄어들고 있는데, 오히려 인공지능에게서 따뜻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3) 올해까지 10개의 무인매장 오픈과 사내 카페에 공급

라운지엑스는 무인 매장 1호점인 '라운지엑스24시 성수점'을 올해 초 오픈했으며 현재 세 곳 매장이 공사 중에 있다. 올해까지 10개로 확장할 계획이다. 유무인 협업 매장도 전국에 5개가 운영 중이다. 엑스와이지의 바리스브루는 기업의 사내 카페에서도 인기다. 현재 14개 대기업에 공급했으며, 월 3-4대씩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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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브루는 한 시간에 100잔의 커피를 제조할 수 있다. 이는 바리스타 3.5명이 근무하는 카페와 동등한 수준이다. 황 대표는 "유인 매장보다 수익이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나라 커피 프랜차이즈의 평균 월 이익률은 22.5%에 불과합니다. 여기에 관리비와 점주 인건비를 제외하면 10% 내외입니다. 라운지엑스 무인 매장은 이익률이 40-48% 정도로, 매출은 프랜차이즈보다 작지만 순이익은 더 높습니다"라고 라운지엑스 무인 매장의 수익에 대해 강조했다.
■ 고객 접점이 경쟁력

로봇 시장에서 엑스와이지의 가장 큰 차별점은 무엇일까? 황 대표는 고객 접점 영역에 도전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로봇을 통해 자동화를 시도하는 곳은 많습니다. 하지만 고객 접점 영역에 도전하는 곳은 엑스와이지밖에 없습니다. 그만큼 어려운 일입니다."

엑스와이지는 고객과의 상호작용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한 모델을 개발 중이다. 작년 말에는 지능화팀을 새로 구성하여 이 분야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현재 미국 등록 특허 6개, 국내 23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로봇의 움직임이나 안전성, 사용자 상호작용 등과 관련된 핵심 기술을 보호하고 있다.
■ 로봇과 함께 상호작용하며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는 공간...로봇빌딩솔루션(RBS) 개발

엑스와이지는 단순히 카페 로봇을 넘어 '로봇빌딩솔루션(RBS)'이라는 개념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는 공간-로봇-사람을 연결하여 사용자와 로봇이 유기적으로 공존하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엑스와이지는 ‘성수 CF타워’에 로봇빌딩솔루션을 적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국내 로봇 빌딩 사례는 ‘네이버 1784’, ‘팩토리얼 성수’, ‘성수 CF타워’가 있으며, 이중 엑스와이지는 ‘팩토리얼 성수’와 ‘성수 CF타워’에 참여하고 있다.

로봇빌딩솔루션을 적용할 건물에는 식음료 제조, 배달, 청소, 안내, 관제 등 총 10대의 로봇이 내년 중반까지 도입될 예정이며 각각의 로봇은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 연결되어 있다. 또한 빌딩 자체가 상황 인지 대응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커피가 쏟아져 오염되면 청소 로봇이 자동으로 해당 위치로 이동하여 청소하는 등의 연계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각 장애인을 위한 안내 로봇도 개발 중이며, 이를 통해 장애인의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로봇빌딩솔루션은 단순히 로봇만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빌딩 전체를 지능화하여 로봇과 공간이 함께 상호작용하며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리테일에서 오피스, 홈까지

엑스와이지는 일상 환경에 로봇을 도입하는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있다. 현재 리테일 시장에서 시작해 2025년부터 2029년까지는 오피스 환경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 단계에서는 Storagy(물품 보관 및 전달), Miro (청소로봇), Lumi (안내로봇) 등을 통해 사무 환경의 효율성을 높일 예정이다.

2027년부터는 가정용 로봇 시장에 진출해 돌봄 로봇, 요리 로봇, 가사 로봇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황 대표는 "고가의 로봇을 가정에서 구매하기 어렵기 때문에 리테일과 오피스에서 검증된 기술을 바탕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춘 가정용 로봇을 개발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이를 통해 엑스와이지는 일상 공간 전반에 로봇 기술을 도입해 생활의 편의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로봇 기술의 발전과 함께 일상 공간에 혁신을 가져오고 있는 엑스와이지는 "Robot as a Service"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카페에서 시작한 이들의 혁신이 우리의 일상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기대된다.

황성재 대표는 카이스트에서 HCI(Human-Computer Interaction)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퓨처플레이(FUTUREPLAY)의 공동 창업자이며 AI 챗봇 스타트업으로 2017년 삼성전자에 인수된 플루언티(FLUENTY Inc.)의 CPO로 있었다.

조광현 객원 스타트업 전문 기자 hyun@venturesquar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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