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자동차 빅3가 꾸준히 로비 펼친 사안
트럼프 “車부품 미국서 만들려면 시간 필요”
한국도 中企 많아 관세 부담땐 감당 힘들어
7일 광주 서구 기아차 광주공장 완성차 출고장에 스포티지와 셀토스, 쏘울 등 수출 차량이 트레일러 운송을 기다리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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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산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 면제를 시사하며 국내 자동차 업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일관성 없는 관세 정책은 시장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올해 3월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0% 넘게 줄었다.
14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로드 대통령과 회담을 하며 ‘일시적인 관세 면제를 검토하는 특정 물품이 있냐’는 기자단 질문에 “나는 자동차 업체 일부를 돕기 위한 무언가를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생산하던 부품을 이곳(미국)에서 만들기 위해 (생산을) 전환하고 있다”며 “그들은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했다.
미국 정부는 이달 3일부터 수입산 자동차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다만 엔진과 변속기 등 핵심 부품에 대한 관세는 내달 3일 이전에 발효하기로 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미국 관세 정책에 대한 세계 주요국, 글로벌 기업들의 강도 높은 비판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미국 중소기업 피해, 물가 상승 등의 우려가 커지면서 강화 일변도를 걷던 미국의 관세 정책은 일부 후퇴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앞서 미국 미시간주 소재 자동차 연구 센터(Center for Automotive Research)는 10일 디트로이트 빅3가 미국에서 생산하는 자동차 한 대당 평균 수입 부품에 4911달러의 관세 비용이 부과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에 생산 공장을 보유한 현대차와 기아 역시 대당 평균 4239달러의 부품 관세 비용이 추가될 것으로 추산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드류 퍼거슨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을 5월 1일자로 신임 HMG워싱턴사무소장에 선임한다고 15일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퍼거슨은 공화당 소속의 조지아주 4선 의원 출신으로 트럼프 행정부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미 정부와의 소통 및 정책 변화 대응 능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한 관세 정책은 시행 전부터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날 발표한 3월 자동차 산업 동향에 따르면 3월 한국 자동차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늘어난 62억4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하지만 대미 수출액은 이 기간 27억8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0.8% 줄었다. 올 1분기(1~3월)로 시점을 넓혀도 전년 동기 대비 11.2% 감소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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