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이용해 미국 소비자 분열 조장 의혹도
중국계 사회관계망서비스 틱톡에서 인플루언서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중국 생산지에서 직접 구매하라고 독려하고 있다. 틱톡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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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100달러에 팔리는 룰루레몬 레깅스가 중국 공장에서는 고작 5달러예요."
중국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틱톡에 올라온 한 인플루언서의 영상이다. 세계적으로 인기가 있는 운동복 브랜드 룰루레몬은 '요가복계의 샤넬'이라 불릴 정도로 가격대가 높다.
미국 수출용 소비재 대량 생산지인 저장성 이우의 한 제조 공장 앞에 선 그는 "같은 생산 라인이기에 원단과 품질이 똑같다"고 설명하며 중국 공장 제품 '직구'를 권했다. 영상이 1,400만 개 이상 '좋아요'를 받으며 확산하자, 룰루레몬 측은 "중국에서 생산하는 건 전체 완제품의 3%뿐"이라며 "정품은 공식 매장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고 진화에 나섰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틱톡에는 미국 브랜드 제품의 원가를 폭로하고 공장 직거래를 독려하는 영상이 넘쳐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이 본격화하면서 145%의 대(對)중 관세로 구매 부담이 높아진 미국 소비자를 향해 손짓을 보내는 것이다. 영상에는 공장에 직접 연락할 수 있는 웹사이트와 연락처도 함께 게시돼 있다.
중국계 사회관계망서비스 틱톡에서 한 인플루언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중국 생산지에서 직접 구매하라고 독려하고 있다. 틱톡 캡처 |
틱톡 이용해 미국 여론 분열?
미국 캘리포니아주 컬버시티의 틱톡 사무실에 로고가 붙어 있다. 컬버시티=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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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중국 당국이 조직적으로 개입해 미국 소비자들의 분열을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약 1억7,000만 명 미국인이 사용하는 틱톡은 미국 내 여론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지난해 국가 안보 위협 우려로 '틱톡 금지법'이 초당적으로 만들어지기도 한 이유다.
알렉스 골든버그 미국 비영리 네트워크 전염연구소 수석 고문은 "틱톡을 이용해 중국 제조업에 더 저렴하고 쉽게 접근하는 법을 홍보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관세 정책을 약화시키려는 계산된 시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베이징= 이혜미 특파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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