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2일 포항 동방 해상에서 자유의 방패 연습의 일환으로 진행된 전시 해상 전상자 탐색구조 및 합동의무지원 훈련에서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오른쪽)을 비롯한 구조·의무대원들이 중상자를 후송하기 위해 인원 이송이 가능한 해군 항공기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해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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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온라인에 ‘이국종 교수 군의관 강연 내용’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에 따르면 이 병원장은 최근 충북 괴산에서 열린 강연에서 “한평생 외상외과에서 일했는데 바뀌는 건 하나도 없더라. 내 인생 망했다”라며 과로로 사망한 고(故) 윤한덕 교수를 언급했다.
이 병원장은 국군대전병원 지하 창고를 독서실로 개조했는데, 거기서 (공부한) 군의관 한 명이 미국 의사면허시험(USMLE) 1차 시험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너무 기특해서 내가 플래카드까지 달아줬다. 조선에는 가망이 없으니 너희도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듯 탈조선해라”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교수들은 중간 착취자가 맞다”며 “전공의 짜내서 벽에 통유리 바르고 에스컬레이터 만드는 대형 병원이 돈 달라고 하니까 수가 올리라는 말을 ‘개소리’ 취급하는 거다. 사실 움집, 텐트만 있어도 다 진료받으러 온다”고 했다고.
특히 이 병원장이 “조선반도는 입만 터는 문과 놈들이 해먹는 나라”라는 등 다소 과격하게 표현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서도 “진짜 이국종의 발언이 맞냐”며 갑론을박이 일었다.
‘조선’, ‘조선인’은 지난해 9월 ‘응급실 뺑뺑이’ 등 의료공백 사태를 두고 온라인에 패륜 발언을 해 논란이 된 일부 의대생이 사용한 표현으로, 당시 보건복지부는 게시자들을 대상으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도 했다.
한편, 강연 중인 이 병원장에게 전화한 것으로 알려진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3일 SNS에 “‘제 인생은 망했어요’ 수화기 너머 이국종 교수의 음성은 차갑고도 서글펐다”고 전했다.
의료 개혁 전면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박 비대위원장은 지난달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이국종 교수님도 외상센터에서 열심히 일하시다가 적자라는 문제 때문에 결국은 병원을 나오게 된 거고 외상외과라는 과가 단순히 이국종이라는 사람 혹은 응급의학과 전공의 개인의 밥그릇이 아니라 외상외과 센터도 어느 정도 수입이 있어야 지속 가능할 수 있다. 그런 수익 구조를 개선해서 밥그릇을 챙겨야 한다는 게 그렇게까지 나쁜 일인가”라고 말했다.
이 병원장은 지난해 6월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관한 입장을 공식 석상에서 밝힌 바 있다.
그는 당시 대전 유성구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열린 한 강연에서 “얼마 전까지는 미용으로 의료 관광을 육성한다고 하더니 이제는 필수 의료를 살려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미 한국 필수 의료는 초토화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 병원장은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해 “의사는 강의식이 아니라 선후배 간 1대 1 도제식으로 교육하기 때문에 함부로 많은 수를 양성할 수 없다”며 비판적인 견해를 밝혔다.
외과 의사인 이 병원장은 2011년 ‘아덴만 여명 작전’에서 총상을 입은 석해균 삼호주얼리호 선장과 2017년 판문점 JSA(공동경비구역)를 넘어 귀순하다 총상을 입은 북한 병사를 살렸다. 지난해 12월 10여 년 간 몸담았던 아주대학교 병원을 떠나 국군대전병원장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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