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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중국용 AI칩 H20도 막혔다…美허가 받아야 수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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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수출통제 맞춰 개발한 중국向 모델…美 "中 슈퍼컴퓨터에 사용 우려"

이번 분기만 8조원 비용 발생…"막대한 美투자 약속하고도 불똥 못피해"

엔비디아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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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인공지능(AI) 열풍 최대 수혜기업인 미국 엔비디아가 중국용으로 판매하는 AI 반도체에 대한 새로운 수출 통제로 이번 분기 55억 달러(약 7조8500억 원) 비용이 들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수출용으로 개발된 AI 반도체인 'H20'을 판매하려면 라이선스(허가증)가 필요하다고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에 통보했고 엔비디아는 이로 인해 55억달러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15일(현지시간) 오후 늦게 엔비디아가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지난 9일 H20 칩이 중국 슈퍼컴퓨터에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중국으로 수출하려면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한다고 통보했다. 이후 지난 14일 이러한 라이선스 제약은 무기한 적용될 것이라고 미 정부는 엔비디아에 확인했다.

엔비디아는 SEC 서류에서 "이번 분기 실적에는 재고, 구매 약정 및 관련 준비금에 대한 H20 제품과 관련해 최대 약 55억 달러의 비용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엔비디아의 이번 회계 분기는 4월 27일 끝난다. 미국 정부의 중국 수출 단속 소식에 엔비디아의 시간외 주가는 6% 넘게 급락했다.

미국 상무부는 엔비디아의 H20과 더불어 경쟁사인 AMD의 MI308 및 동급 칩에 대한 새로운 수출 라이선스가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상무부 대변인은 "국가 및 경제 안보를 지키라는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행동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H20은 현재 중국에서 판매 중인 엔비디아 칩 중에서 가장 진보된 제품이다. 중국 외 지역에서 판매되는 엔비디아의 칩만큼 AI 모델 훈련 속도가 빠르지는 않지만, AI 모델이 사용자에게 답을 제공하는 추론 단계에서는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추론은 AI 칩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부문이다.

또 H20은 컴퓨팅 성능이 낮지만 메모리 칩과 다른 컴퓨팅 칩에 고속으로 연결할 수 있는 능력은 여전히 높다. 이러한 메모리 및 연결성 측면은 중국에서 슈퍼컴퓨터를 구축하는 데 H20이 유용할 수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

워싱턴 DC의 초당파적 싱크탱크인 진보연구소는 15일 로이터에 "(중국 기술 대기업) 텐센트는 대규모언어모델 훈련에 사용되는 시설에 H20을 설치했는데 이는 특정 임계값을 초과하는 슈퍼컴퓨터에서 칩 사용을 제한하는 기존 규정을 위반한 것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슈퍼컴퓨터 역시 미국의 기존 규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그는 덧붙였다.

미국은 2022년부터 중국에서 슈퍼컴퓨터에 사용되는 칩 판매를 제한하기 시작했다. 중국이 엔비디아 칩을 이용해 극초음속 무기 개발부터 핵무기 모델링까지 모든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슈퍼컴퓨터를 성공적으로 구축해 군사 무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에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의 수출 제약을 위반하지 않는 수준으로 개발한 H20 칩을 중국에 판매했다. 하지만 이번에 미국 정부가 H20 칩 판매에 대해서도 라이선스를 요구하면서 제약을 받게 됐다.

H20 칩에 대한 단속은 미국이 중국에 압박을 더욱 높이기 위해 관세 및 기타 무역 장벽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설명했다. AI 붐의 중심에 있는 칩 설계업체인 엔비디아가 미국과 중국 간의 지정학적 긴장에 어떻게 노출되어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는 것이다.

엔비디아는 미국에 막대한 투자금을 약속했지만 추가 수출 통제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엔비디아는 트럼프 행정부의 현지 제조 추진에 발맞춰 대만 반도체 TSMC와 같은 파트너의 도움을 받아 향후 4년 동안 미국에서 5000억 달러 상당의 AI 서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의 별장인 마러라고 리조트를 찾아가 트럼프와 식사를 하고 1월에도 백악관에서 회동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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