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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김정은 그림자' 조용원…태양절 '국가 행사'에도 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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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일 이후 미식별…'비밀 업무 수행'·'검열 받는 중' 해석 분분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을 맞아 화성지구 3단계 1만 세대 살림집 준공식에 참석한 모습. 동행한 주요 간부들 중 '그림자 수행'으로 알려졌던 조용원 당 조직비서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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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그림자 수행원'이라고 불릴 정도로 최측근 인사인 조용원 당 조직비서가 한 달 반 정도 공개석상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그가 김 총비서의 지시를 받고 별도의 과업을 담당하고 있거나, 검열 대상이 돼 활동을 중단했을 가능성이 동시에 제기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6일 김 총비서가 전날 화성지구 3단계 1만 세대 살림집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김일성 주석 생일(태양절·4월15일)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 각종 행사 보도도 신문에 실렸다.

신문이 보도한 사진을 보면 준공식에 참석한 김 총비서를 수행한 간부들 중 박태성 내각총리와 김덕훈 당 경제비서 겸 경제부장,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김재룡 당 규율비서 겸 규율조사부장, 최선희 외무상, 김수길 평양시 당위원회 책임비서 등이 눈에 띈다. 이번 사업과 관련된 고위 간부들과 김 총비서의 측근 인사들이 대부분 행사에 참석한 것이다.

김일성경기장에서 진행된 제14차 전국 인민체육대회 전문체육부문 남자축구 경기 관련 보도에도 대부분의 고위 간부들이 주석단에서 경기를 관람하는 모습이 공개됐는데, 늘 주석단 맨 앞자리를 차지했던 조용원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국가 명절인 태양절을 기념해 진행된 각종 행사에서 조용원의 모습이 포착되지 않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조용원이 마지막으로 북한 매체에서 식별된 것은 지난달 1일 '지방발전 20X10 정책'에 따라 건설된 지방공업공장 착공식에서다.

과거 북한이 숙청되거나 처벌을 받아 공직에서 내려온 간부들의 동향을 김 총비서의 공개활동 수행에서 제외하거나 매체에 등장시키지 않으면서 '티'를 냈던 것을 감안하면, 조용원의 잠행은 북한 권력 구도 변화와 연관이 있는 중요 동향일 가능성이 있다.

당 간부들의 평판과 인사를 다루는 조직부문의 총괄비서인 조용원은 김 총비서의 '비서실장' 혹은 '비선 실세'라고 여겨질 정도로 핵심 최측근이다. 지난 2021년 26회, 2022년 43회, 2023년 30회로 최근 3년간 김 총비서의 공개행보에 가장 많이 동행한 수행원이기도 하다.

조 비서는 지난 2021년 8차 당 대회에서 북한 권력의 핵심인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승진했고 이후에도 별다른 부침 없이 북한 권력 구도의 중심을 지켜 왔다.

북한에 없는 직책인 '비서실장'이라는 그의 별명은 당 내부의 기강을 챙기는 조직비서로서의 본연의 업무를 성실히 소화함은 물론, 김 총비서의 외교활동에서도 옆자리를 지키면서 굳어졌다. 조 비서는 지난 2018년 평양 남북정상회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과 이듬해 하노이 북미회담 때마다 김 총비서의 일거수일투족을 챙겼다. 과거 김 총비서가 육성 신년사를 발표할 때도 김여정 당 부부장과 함께 김 총비서를 수행하는 인사였다.

정부는 일단 조용원의 동향에 대해 신중하게 분석하고 있다. 올해가 노동당 창건 80주년에 경제 및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의 마지막 해라는 점에서 그가 김 총비서의 지시를 받고 직접 주요 사안을 챙기고 있거나, 모종의 '미션'을 수행 중일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정보 당국에도 아직 조용원의 입지 변화와 관련한 확실한 첩보는 입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당 비서들 및 고위 간부들에 대한 당 차원의 검열이 진행 중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검열 결과에 따라 경질이나 근신 등의 조치가 뒤따른다면, 북한이 당 차원의 회의를 열고 인사를 단행해 이들의 입지 변화를 노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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