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美와 첫 무역회담 나섰으나
협상 의지에도 이견 여전 '평행선'
다음순서 日 '밀고 당기기' 전략에
트럼프, "직접 참석하겠다"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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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주요 교역국 간의 관세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협상 속도와 성과를 끌어올리기 위해 직접 협상 테이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첫 무역 협상이 별다른 진전 없이 끝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순서인 일본과의 고위급 협상에 직접 참석하겠다고 밝히며 대응 수위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다음 주로 예정된 한국과의 협상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전면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15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행정부와 EU가 전날 무역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2시간여간 회동했으나 성과 없이 끝났다고 보도했다. 특히 무역정책에 대해 확실한 입장을 밝힌 EU와 달리 미국 측의 요구 사항이 모호해 이견을 좁히기 어려웠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EU 집행위원회의 마로시 셰프초비치 무역 담당 부위원장은 27개 EU 회원국을 대표해 미국 워싱턴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14일 만나 협상을 진행했다. 셰프초비치 부위원장은 회담이 끝난 직후 자신의 X(옛 트위터)를 통해 “상호 무관세 뿐 아니라 비관세 장벽에 관해 협력할 의향이 있다”고 재확인하면서도 “이것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양쪽 모두의 상당한 공통된 노력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올로프 길 EU 무역담당 대변인도 협상 시한이 90일임을 상기하면서 “EU는 해야 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제는 미국이 입장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모든 협상이 그렇듯 양측 모두가 무언가를 협상 테이블에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협상 테이블에 앉은 EU 측은 미국에 자동차를 포함한 모든 산업재에 ‘제로 투 제로(상호 무관세)’ 정책을 적용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하면 무역 상대국도 관세를 제로로 결정하는 방안이다. 일부 영역에 대해서는 비관세 장벽도 협상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반면 미국 측은 무관세 제안을 거부하며 상호관세 20%를 비롯해 자동차와 금속 등 주요 산업을 겨냥한 관세 대부분이 유지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아울러 유럽 화학 회사들이 미국 제약 산업에 사용되는 전구체를 더 많이 생산하고, 공급망을 통합하고, 미국으로부터 다시 수입하는 의약품 가격 인상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관계자들에게 반도체와 의약품 수입에 대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관련 조사를 실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유럽에 이어 일본과의 협상도 성과 없이 끝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에 직접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일인 16일 오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리고 "일본은 오늘 관세, 군사지원 비용, 그리고 '무역 공정성'을 협상하기 위해 (미국에) 온다"며 "일본과 미국에 좋은 (위대한!) 무언가가 나오기를 바란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이 협상 의제에서 배제하고 싶어 했던 주일미군 방위비 분담 문제까지 콕 집어 언급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가 관세와 방위비를 묶은 ‘패키지 딜’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민경 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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