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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알았나…친트럼프 의원, '관세 유예' 발표 직전 대량 주식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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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공화당 소속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조지아)이 관세 유예 발표 전날부터 이틀 동안 최대 수십만 달러어치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마조리 테일러 그린 공화당 하원의원(조지아)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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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그린 의원은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총 21건의 거래를 진행해 애플, 테슬라, 엔비디아, 팔란티어 등 17개 기업의 주식을 매수했다. 매수 규모는 약 2만1000달러(약 3000만원)에서 31만5000달러(약 4억5000만)에 이른다. 미 의원들은 관련 법에 따라 주식 등 금융자산 거래 후 30일 이내 보고해야 하는데, 정확한 금액이 아닌 범위만 공개하면 된다.

미 연방 하원에 공개된 보고서에 따르면 그린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유예를 발표한 9일 애플을 비롯해 에너지 기업인 데번 에너지, 대형 제약사 머크 등의 주식을 대거 매수했다. 전날인 8일에는 미국 인공지능(AI) 방위업체 팔란티어와 반도체 기업 AMD 주식을 매입했다. 관세 유예 발표 이후 애플의 주가는 5%, 팔란티어는 19%, AMD는 21% 상승했다.

같은 기간 그는 최대 10만달러(약 1억4000만원) 규모의 미 국채도 매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원 감시위원회 산하 정부효율부(DOGE) 소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그린 의원은 평소에도 주식 거래를 활발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과거 거래 관련 논란이 일었을 때 "전적으로 재정 자문가에게 위임하고 있으며 어떤 종목을 언제 사고파는지 관여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중국을 제외한 교역국을 상대로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상호관세가 발효된 지 13시간 만의 결정이었다. 이 발표 직후 미국 주요 주가지수는 일제히 급등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2.16% 급등해 2001년 이후 하루 기준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S&P500 지수는 9.52% 올라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상승 폭을 보였다.

롭 브레스나한 공화당 하원의원(펜실베이니아주)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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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발표 3시간30분 전 자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지금은 매수하기 좋은 시간, DJT"라는 글을 올렸다. DJT는 트럼프 대통령 이름 머리글자이자 트럼프미디어앤드테크놀로지 종목 기호다.

이와 관련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10일(현지 시간)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유예 발표 직전 주식 거래 상황에 관해 조사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그린 의원 외에도 공화당 소속 롭 브레스나한 하원의원(펜실베이니아주)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주식 시장에서 이득을 봤다고 NYT는 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국 관세를 두 배(20%)로 인상한 지난달 4일 보유 중이던 알리바바 주식을 최대 5만달러어치 매도했다. 그가 처음 매수한 시점과 매도한 시점 사이에 알리바바 주가는 약 30% 상승했다. 브레스나한 의원 측은 "자산관리인이 모든 거래를 맡고 있으며, 본인은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브레스나한 의원이 선거 운동 당시 의회 의원들의 주식 거래 금지 법안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그는 취임 두 달이 넘도록 관련 법안을 발의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주식 거래를 활발히 하는 의원 중 한 명이라고 NYT는 꼬집었다. 의원들의 주식 시장 활동을 감시하는 사이트 캐피톨 트레이즈에 따르면 브레스나한 의원은 지난 1월 취임 이후 264건의 주식 거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수 규모는 최대 170만달러(약 24억원), 매도 규모는 최대 303만달러(약 43억원)로 조사됐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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