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을 예방하고 남북 화해에 종교의 역할을 재차 당부했다.

4일 정 장관은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진우스님을 만나 “불교의 가르침과 사상이 남북을 다시 평화공존으로 이끄는 위대한 사상”이라며 “불교계가 큰 역할을 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진우스님은 “문화적인 접근을 같이 해주면 더 자연스럽게, 부드럽게 접근이 되고 그것이 계기가 돼서 화해무드가 빨리 조성되는 데 큰 역할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화답했다.

진우스님은 이어 “(북한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올린) 금강산에는 8만9암자가 있을 정도로 유정사를 비롯해 절이 어마어마하게 많다”며 “(남북 불교계가) 사찰 관광과 공동법회를 (추진)하면 좋지 않을까. 그쪽에서 받을 확률이 크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남북 불교계 협력에 당국이 직접 나서기 곤란한 상황이라면 오히려 조계종을 통해 협력을 물꼬를 틀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정 장관은 조계사 예방 후 취재진과 만나 “진우 원장스님께서 늘 강조하시는 것이 ‘자리이타(自利利他·스스로 이롭게 하는 동시에 타인도 이롭게 한다는 불교철학)’, ‘윈-윈(win-win)’인데 지금의 한반도 상황과 딱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 장관은 군이 대북 고정식 확성기 철거에 나선 데 대해 “대통령의 지시로 확성기 방송이 중지된 그 연장선상에서 철거 조처는 잘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남북 간의 제일 핵심은 신뢰”라며 “(대북 확성기 철거는) 무너진 신뢰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그런 조치의 하나”라고 평가했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공식 브리핑에서 “오늘(4일)부터 대북 확성기 철거를 시작했다”며 “대비태세에 영향이 없는 범위 내에서 남북 간 긴장완화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 조치를 시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철거 대상은 고정식·이동식 확성기 전체이고, 수일 안으로, 주내 철거가 완료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왼쪽)이 4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을 예방하며 합장으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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