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마크 테토 '한국 미학과 일무' 강연…21∼24일 4번째 시즌 공연
'외국인의 시선으로 본 한국 미학과 일무' 주제로 강연 중인 마크 테토 |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한국의 미학에는 여백과 여정, 그리고 절제가 존재해요. 서울시무용단의 '일무'에도 이 세 가지가 있습니다."
지난 4일 저녁 서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푸른 눈의 외국인이 한국 관객을 대상으로 한국의 미학에 관해 강의하는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바로 미국 출신의 금융인이자 방송인으로 한옥 등 한국 문화를 알려온 마크 테토 TCK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였다.
서울시무용단 대표 공연인 '일무'의 브랜드 앰버서더로도 활동 중인 테토는 이날 '외국인의 시선으로 본 한국 미학과 일무'를 주제로 2시간 동안 열띤 강연을 펼쳤다. 그는 15년간 한국에서 활동하며 경험한 한국 예술 고유의 특성을 설명하고, 이를 일무에도 대입하는 식으로 강연을 진행했다.
'외국인의 시선으로 본 한국 미학과 일무' 주제로 강연 중인 마크 테토 |
2022년 초연한 뒤 매년 무대에 올리고 있는 '일무'는 국가무형문화재이자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유산인 '종묘제례악'의 의식무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공연이다. 2023년 뉴욕 공연에선 '한국 무용이 펼치는 놀라운 시각적 향연'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테토는 한국의 미학은 '여백의 미'가 근간을 이룬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옥과 도자기 등 한국의 미학에는 빈공간 자체가 (하나의 예술적 의미로) 존재한다"며 "일무에서도 일부러 동작과 소리를 빼는 방식으로 여백을 부여한다"고 설명했다.
일무에서는 공연 도중 무용수들이 동작을 멈추고 음향마저 중단되는 순간이 있는데, 테토는 그처럼 아무것도 없는 '무(無)의 시공간'이 바로 한국 미학의 핵심이라고 봤다.
서울시무용단 '일무' |
테토는 또 '여정'이라는 개념으로도 한국 미학의 본질을 분석했다. 그는 "서양의 미학은 시각적으로 해석되는 반면 한국은 시각과 함께 '여정'이라는 개념이 존재한다"며 "일무에서도 관객은 무용수들과 함께 '마음을 높이는 여정'과 '마음을 씻는 여정'을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미학과 일무의 세 번째 특징으로는 '절제'를 꼽았다. 테토는 "한국의 건축과 예술에는 자연 그 자체에 의미를 두고 아무것도 꾸미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화려한 동작으로 곧바로 이어가지 않고 조금씩 풀어내는 일무의 안무도 '절제의 미'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로 네 번째 시즌을 맞는 서울시무용단의 '일무'는 오는 21∼24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이후 강릉아트센터(8월 29일)와 대구문화예술회관(9월 4∼5일) 공연도 예정돼 있다.
'외국인의 시선으로 본 한국 미학과 일무' 주제로 강연 중인 마크 테토 |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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