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와 연루" 주장하며 취재진 천막 표적 공격
사망한 기자 유언 "가자지구 잊지 말아 달라"
가자지구 봉쇄로 외신 진입 못 해…유엔 "허용해야"
11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공습을 가해 폐허가 된 알자지라 취재진들의 천막.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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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자지라는 이날 늦은 오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알시파 병원 정문 인근의 취재진 천막을 공격해 기자와 카메라맨 등 총 7명이 사망하고 8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날 사망한 5명의 기자 가운데 4명이 알자지라 소속이었다. 알자지라는 카타르 도하에 본사를 둔 영어·아랍어 방송사로, 중동지역 대표 언론이다.
알자지라는 “이스라엘군이 종군기자와 사진기자들을 계획적으로 암살했다”며 “가자지구에서 자행된 대량 학살에 대해 아무도 모르면 이스라엘이 처벌을 피하기 쉬워진다. 이스라엘이 언론인을 침묵시키고 죽이려는 비열한 이유”라고 규탄했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내고 알자지라 소속 가자지구 주재 기자 아나스 알 샤리프를 겨냥한 공격이었다고 인정하며, 그가 하마스와 연계된 테러리스트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알 샤리프와 하마스가 군사적으로 연계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알자지라는 소속 기자와 하마스의 연계성은 조작된 것이라며 강력히 부인했다.
알 샤리프는 지난 4월 소셜미디어(SNS) X에 남긴 유언에서 “이스라엘이 나를 죽이고 침묵시키는 데 성공했다”며 “가자지구를 잊지 말아달라”고 썼다.
국제 언론 단체 언론인보호위원회는 최근 “이스라엘군이 알 샤리프를 모함하고 있는데, 이는 암살의 전조”라며 그의 신변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유명을 달리한 알자지라 기자 아나스 알 샤리프가 지난해 10월 가자지구에서 보도하는 모습.(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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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자지라는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봉쇄로 다른 언론사가 가자지구에 진입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전쟁의 참혹함과 민간인의 기아 문제 등을 꾸준히 보도해왔다. 수많은 국제 언론사들이 가자지구 주재 종군기자들의 보도에 의존하고 있다. 2023년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186명의 언론인이 사망했다.
국제사회는 즉각 이스라엘을 비판했다. 유엔(UN)은 이날 사망한 가자지구 취재진에 조의를 표하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외신 기자들의 진입을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이스라엘군이 고의로 기자들을 살해한 것은 국제인도법상 전쟁 범죄에 해당한다”며 “어떤 언론인도 자신의 업무를 수행했다는 이유만으로 표적이 되거나 살해되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프라밀라 자야팔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은 “이스라엘군이 지금까지 200명이 넘는 언론인과 언론 종사자들을 죽였다”며 “미국은 이런 대량 학살에 무기를 제공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규탄했다.
이스라엘은 국제 언론 가운데 가자지구 전쟁에 대해 가장 적극적이고 상세히 보도하는 알자지라를 눈엣가시로 여겨왔다. 이스라엘은 알자지라가 하마스와 협력해 편파적으로 뉴스를 보도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3월에도 가자지구에서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던 알자지라 소속 기자를 사살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지난해 9월에는 내각 만장일치로 서안지구에 위치한 알자지라 이스라엘지국을 폐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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