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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이슈 한미연합과 주한미군

    [단독] 오폭 사고 났던 포천 승진훈련장, 이번 한미훈련 땐 안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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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군 훈련까지 배제한 건 사실상 처음
    이재명 정부 대북 유화책 관측도
    9·19군사합의 비행금지구역에 포함


    한국일보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3년 6월 15일 경기 포천시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열린 ‘2023 연합·합동 화력격멸훈련’에서 육군 제5군단장인 김성민 중장에게 거수경례를 받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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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이 지난 3월 공군 전투기 오폭 사고를 냈던 경기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승진훈련장)을 오는 18일 시작되는 한미연합훈련 을지프리덤실드(UFS) 기간에는 활용하지 않기로 했다. UFS 기간 공군·육군 훈련에 이 훈련장 사용이 배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군은 공군 오폭 사고 수습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일각에선 대북 유화책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2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는 이번 UFS 기간 중 공군뿐만 아니라 육군도 승진훈련장에선 훈련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공군은 지난 3월 KF-16 전투기 2대 조종사가 좌표를 잘못 입력하는 실수로 승진훈련장 인근 민가에 폭탄 8발을 떨어뜨리는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군인 12명을 포함해 31명이 부상을 당했고, 민가 142가구가 피해를 입었다.

    군 관계자는 “여전히 공군 오폭 사고 관련 복구가 진행 중인 데다, 보상 절차도 마무리되지 않아서 이번 UFS 때는 사용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안다”며 “UFS 야외기동훈련 일부가 9월로 연기되면서, 다른 훈련장으로 장소를 대체할 수 있는 점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훈련은 승진훈련장이 아닌 파주시 무건리 훈련장 등에서 실시될 것으로 전해졌다.

    군이 UFS 기간 중 승진훈련장을 아예 사용하지 않기로 한 건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이 훈련장은 아시아 최대 규모인 약 19만 ㎢(약 570만 평)로, 한미 훈련이 열릴 때마다 육군 기갑전력 및 기계화 전력은 물론 육군과 공군의 공대지 합동훈련이 진행됐다. 지난해 UFS 기간엔 우리 측 1기갑여단 진격대대 기계화보병소대와 미1기갑사단 썬더볼트대대 기계화보병중대 및 공병소대, 120㎜ 박격포 소대 등 320여 명이 연합전투단을 편성하는 등 대규모 훈련이 펼쳐졌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승진훈련장 훈련 제한 조치가 이재명 정부의 대북 유화정책과도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내놨다. 승진훈련장은 비행훈련 시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에서 정한 비행금지구역(군사분계선 기준 동부전선 40㎞·서부전선 20㎞)을 넘어서게 돼, 2018년 이후에는 한동안 비행 훈련 없이 육군 훈련만 실시했다. 공군이 함께 하는 공대지 훈련은 2023년 재개됐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오폭 사고가 있었더라도 승진훈련장에서의 육군을 포함한 훈련 전체를 제한하는 건 굉장히 이례적으로, 윤석열 정부에서 의도적으로 강력한 훈련을 실시한 곳인 만큼 이재명 정부로선 이번 조치(훈련장 제외)로 유화 메시지를 한 차례 더 보내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승진훈련장에서의 집약적 훈련이 이뤄지지 않는 점은 훈련 전반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김명수 합동참모의장은 공군 10전투비행단을 방문해 현장 작전태세를 점검하고 “연합연습을 빌미로 한 적의 어떠한 도발에도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확고한 작전 태세를 유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이날 방문은 지난 훈련에서 오폭 사고를 낸 공군의 기강을 다지는 차원으로도 해석된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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