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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3년만에 ‘반성’ 언급했는데…차기 주자들은 야스쿠니 참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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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략’ ‘가해’ 표현은 빠져
    日 차기총리 후보 1·2위는
    나란히 야스쿠니신사 참배


    매일경제

    일본 전몰자 추도식 참석한 나루히토 일왕 부부와 이시바 총리 [교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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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총리가 2차 세계대전 패전일을 맞아 내놓는 전몰자 추도사에서 13년 만에 ‘반성’이라는 단어가 다시 사용됐다. 하지만 과거 반성이란 표현과 함께 등장했던 ‘침략’이나 ‘가해’라는 표현은 빠졌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15일 일본 도쿄 무도관에서 열린 일본 정부 주최 ‘전국 전몰자 추도식’에 참석해 추도사를 낭독했다. 그는 ‘전후 80년’이라는 이정표를 언급하면서 “전쟁의 참화를 결단코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나아갈 길을 다시는 잘못 선택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전쟁의 반성과 교훈을 지금 다시금 깊이 가슴에 새기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일본 총리가 패전일 전몰자 추도사에서 ‘반성’이라는 단어를 언급한 것은 2012년 일본 민주당 집권 당시 노다 요시히코 총리 이후 13년 만이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이시바 총리가 쓴 ‘반성’이라는 표현에 대해 “‘교훈’보다 직접적이고 강한 표현으로 ‘이시바 색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다만 이시바 총리는 누구에게 반성을 한다는 것인지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일본이 일으킨 침략 전쟁으로 식민 지배를 당한 이웃 나라를 반성 대상으로 직접 언급하지는 않은 셈이다. 과거 일본 총리들은 패전일에 이웃 나라의 피해를 언급하고 반성의 뜻을 표명했으나 2012년 12월 아베 신조 총리 재집권 이후 이런 관행이 끊겼다.

    이시바 총리는 종전 80주년을 맞아 총리 담화를 내는 방안을 막판까지 검토했으나, 잇단 선거 패배로 입지가 좁아진 상황에서 자민당 내 우익 세력의 반발을 고려해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후 개인적 메시지를 내는 방안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일본 총리들은 전후 50년이던 1995년부터 10년 간격으로 종전일 무렵 각의를 거쳐 담화를 발표해왔다. 이시바 총리가 종전 80년 담화에 집착하는 이유로는 돗토리현 지사, 자치대신 등을 지낸 부친 이시바 지로의 영향도 거론된다. 이시바 지로는 과거 부하가 작성한 문서를 결재하면서 ‘종전’을 ‘패전’으로 고쳐 쓰도록 했다는 일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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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이 패전 80년을 맞은 15일 도쿄 야스쿠니신사를 방문한 사람들이 욱일기와 일장기를 들고 있다. 야스쿠니신사에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돼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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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가운데 차기 일본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농림수산상은 이날 도쿄 지요다구에 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야스쿠니 신사는 제2차 대전 A급 전범 14명의 위패가 합사된 곳이다.

    또 다른 차기 총리 후보인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도 예상대로 야스쿠니 참배를 빼놓지 않았다. 지지통신이 지난 8~11일 실시한 차기 총리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과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는 대신 사비로 공물료를 봉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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