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테니스장·탁구장·태닝숍 유행
창업비 적고 젊은층 인기 높아 확산
“유행보다 장기적인 전략 세워야”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의 한 무인 탁구장에 손님들이 탁구를 즐기고 있다. 이 곳은 키오스크에서 회원 가입 후 이용시간만큼 결제해서 탁구를 칠 수 있다. 박연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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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방문한 서울 마포구 홍익대 앞의 한 무인 탁구장은 입구 바깥까지 활기찬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흥겹게 탁구를 치는 손님의 목소리와 경쾌한 타구음이 섞여 나오는 소리였다. 얼마 안 돼 벽면의 스피커에선 ‘2번 테이블 이용 시간이 종료됐습니다’는 전자 안내음이 나왔다.
이곳은 소비자가 직접 입구에 설치된 키오스크에서 회원 가입 후 이용시간만큼 결제해서 탁구를 치는 무인 숍이다. 탁구장 벽에 부착된 이용수칙과 이용시간을 보여주는 모니터가 직원을 대신한다. 이용시간이 끝나면 소비자가 물품을 알아서 정리하고 퇴실한다.
홍익대 앞 상점가엔 이 같은 무인점포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무인 편의점 등 1세대 무인점포부터 새롭게 떠오르는 무인 테니스장, 무인 태닝숍까지 다양했다. 대학생에게 인기인 무인 오락실은 블록마다 1~2개가 있을 정도였다. 코로나19 시절 한 때 유행했던 무인점포가 최근 다시 떠오르고 있다. 고물가, 인건비 상승에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적은 무인점포에 도전하는 자영업자들이 늘면서다. 편의점, 운동, 제로 식품, 프린트숍 등 업종도 다양해졌다.
무인점포 프랜차이즈 기업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일부 기업은 가맹비, 로열티(수수료) 등을 받지 않고 있다. 무인 카페 만월경 관계자는 “점주와 회사 공동의 이득을 위해 현재 로열티를 받지 않고 있다”며 “인건비를 줄이는 대신 원두의 질은 높여 소비자의 선택을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인 편의점 신구멍가게24 관계자도 “현재 점포 확장을 위해 가맹비를 받지 않는다”고 했다.
일부 무인 업종 성장세는 뚜렷하다. 유피소프트가 운영하는 프린트카페24는 점포 수가 직·가맹점 포함 295개다. 이달 추가로 8개 점포를 개점한다. 전국에 510개 점포를 보유한 만월경은 지난달에만 30개점을 열었다. 지난 2023년 11월 영업을 시작한 무인 편의점 제로스토어도 94호점까지 계약을 마쳤다. 이곳은 제로 칼로리 상품만 다루는 편의점이다.
무인점포를 이용하는 고객 반응도 긍정적이다. 무인 탁구장을 찾은 마연제(23) 씨는 “(점주)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며 “키오스크 결제 후 들어오면 돼 간편하다”고 했다. 무인 태닝숍을 이용 중인 이지예(29) 씨는 “유인 태닝숍보다 선택할 수 있는 시간대가 많다”고 했다.
다만 우후죽순 늘어나는 점포에 대한 우려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 많이 생겼던 무인 밀키트 매장은 원재료 가격 상승에 가격 이점을 잃어 점차 사라지고 있다”며 “지속성 있는 업종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인 사진관이 대표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엘케이벤처스가 운영하는 인생네컷은 직·가맹점수가 2022년 404개에서 2023년 382개, 2024년 326개로 감소 중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자영업은 유행을 따라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며 “자영업자들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업계를 분석하고 사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연수·강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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