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투표율 ②친한계 표심 ③결선 포지션이 변수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문수(오른쪽)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장동혁 의원이 13일 대전 서구 배재대에서 열린 전당대회 충청·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박수 치고 있다. 대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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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2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마지막 변수였던 찬탄파(탄핵 찬성) 후보 단일화가 끝내 무산되면서 반탄파(탄핵 반대) 후보 간의 양자 대결로 판세는 굳어지는 분위기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장동혁 의원의 이른바 김앤장 대결로 압축된 가운데 △투표율 △찬탄파 친한동훈계 표심 △결선투표 향배가 최종 승자를 가릴 관전포인트로 떠올랐다. "전한길 공천"까지 불사하며 아스팔트 극우의 절대적 지지를 등에 업은 장 의원이 거세게 치고 올라오자, 그래도 전한길당은 막아야 하지 않겠냐며 "차라리 김문수를 찍겠다"는 찬탄파의 고육책이 맞서는 형국이다.
투표율에 따라 후보들 희비 엇갈릴듯
홍준표(왼쪽) 당시 자유한국당 당대표 후보와 원유철 후보가 2017년 6월 28일 경북 경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연설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경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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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변수는 투표율이다. 당장 22일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절반을 넘는 후보가 없을 시 26일 결선투표로 직행하는 상황에서 투표율은 결선으로 가느냐, 마느냐를 결정짓는 주요 잣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체적으로 투표율이 높을수록 찬탄파에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전대가 '윤석열 어게인'을 주장하는 전한길씨 논란으로 뒤덮인 상황에서, 낮은 투표율은 합리적 보수층의 이탈로 해석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몰락하는 국민의힘에 '투표 보이콧'으로 회초리를 들어 이참에 강력한 레드카드를 날리는 게 차라리 낫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면 강성 아스팔트 지지층의 입김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유리해지는 건 반탄파, 그중에서도 장 의원이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장 의원은 김 전 장관보다도 윤어게인 세력을 적극 끌어안는 스탠스로 고성국, 전한길 등 강경보수 유튜버들의 "픽"을 일찌감치 받았다. 이들은 강성 당원들에게 '장 의원 투표 동원령'까지 내린 상태다.
본선 투표가 시작된 20일 기준 투표율은 37.51%였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과 대선 패배 직후 '태극기 부대 장악 논란' 속에서 치러졌던 2017년 자유한국당 전대 당시 투표율은 25.2%은 넘긴 셈이다. 찬탄파와 반탄파의 격렬한 대결이 당원들 투표 열기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최종 투표율은 집계가 종료되는 21일 오후에 발표될 예정이다.
"차라리 김문수가…" 차악 고민하는 친한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인 장동혁 의원이 13일 대전 배재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충청·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조경태 의원 지지자들이 앉은 자리를 향해 삿대질을 하고 있다. 대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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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곳 잃은 친한동훈(친한)계 표심이 어디로 갈지도 관심이다. 당초 안철수, 조경태 의원 등이 연대하면 찬탄파 단일 후보에 몰표를 던져 '찬탄 대 반탄'의 세 대결로 끌고 가겠다는 게 혁신파의 구상이었다. 하지만 단일화가 수포로 돌아가면서 김문수냐, 장동혁이냐를 두고 현실적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에서 "차악을 택하자"는 기류가 커지는 모습이다. '전한길당'을 노골적으로 옹호하는 장 의원보다는, 극우와 혁신 모두를 끌어안겠다며 당내 통합을 입에 올리는 김 전 장관이 그나마 나은 선택지라는 것이다.
장 의원이 전대 막판 찬탄파 지지자들을 향해 삿대질을 하며 "국민의힘을 팔아넘기는 게 부끄럽다"고 공격에 나선 것이 결정타였다고 한다. 한 친한계 인사는 "'한동훈 전 대표보다 전한길을 공천하겠다'고 발언하는 장 의원이 당을 어떻게 이끌겠다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성토했다.
김앤장 후보 공히 강성 보수 당원 표심을 갈라 먹는 상황에서, 최종 승자는 결선투표에서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당장 반탄 후보 간 서로 지지층을 나눠 먹는 사생결단식 대결이 펼쳐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찬탄 성향의 당심이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가 승부를 결정짓는 캐스팅보터가 될 수 있는 셈이다.
한 초선 의원은 "장 의원이 이미 너무 강경일변도로 나갔기 때문에 결선에 진출했다고 기존 태도를 완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찬탄과 반탄 연합군 표심을 공략할 김 전 장관의 전략적 선택이냐, 오롯이 강성 반탄 표심만 구애하는 장 의원의 올인(다 걸기)이냐를 두고 양측의 막판 수싸움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김도형 기자 nam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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