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택성 KAICA 이사장 인터뷰
노란봉투법·관세에 업계 ‘이중고’
“미국내 고용·투자 기여 강조해야”
이택성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회장이 19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자국 제조업의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재명 대통령께서) 미국에서 양국이 글로벌 자동차 산업 관련 공생 관계에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해 주셨으면 합니다. 실제로 우리 자동차와 부품 기업들이 현지 고용과 투자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택성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KAICA) 이사장은 최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미국이 관세 부과를 통해 원하는 것은 결국 자국 제조업의 보호가 아니겠느냐”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이 대통령과 우리 정부를 향한 업계의 간곡한 호소로 풀이된다. KAICA는 자동차부품 1차 협력사로 구성된 국내 대표 산업단체 중 한 곳이다.
앞선 양국 실무 협상에서 한국 정부 측은 완성차·부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는 결과를 도출한 바 있다. 업계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우리 측 의견이 좀 더 반영된 구체적인 후속 협상안이 나오길 기대한다.
실제 미국 행정부의 자동차 관련 관세는 전동화 전환과 글로벌 통상환경 급변 속에서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계에 커다란 부담이 되고 있다.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를 대표하는 이 이사장도 이런 상황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이사장은 “차 관세가 15%로 조정됐다 하더라도 업계의 피해 규모는 직간접적으로 연간 5조원까지 이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미국 현지 완성차 빅3(GM·포드·스텔란티스) 입장에서도 많은 우리나라 부품을 도입하는 만큼, 이런 강도 높은 관세부과가 결국 자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사실을 미 정부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미국에 수출한 자동차 부품 규모는 82억2000만달러(약 11조5000억원)에 달한다. 업계 전체의 해외수출 가운데 36%가 미국행 물량이었다. 올해 하반기 업계 실적에도 이에 따른 여파가 고스란히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이사장은 구체적으로 “다수의 우리 기업이 현지에 직접 투자를 하고 공장을 짓고 있는데, 수백억원의 막대한 비용이 투자되는 만큼 미국 정부로부터 투자 보조금과 같은 지원을 이끌어내야 한다”며 “또 직접 투자를 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관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방책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이 이사장은 “노란봉투법은 개정의 취지와 명분은 있다고 하더라도, 일부 업체의 문제가 산업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현장의 현실적인 의견이 충분히 반영된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미래차 특별법’(미래자동차 부품산업의 전환촉진 및 생태계 육성에 관한 특별법) 등을 비롯 우리 부품업체들을 지원할 수 있는 정부와 국회의 정책적 지원도 호소했다.
이 이사장은 “미래차 특별법이 제정됐지만 예산과 시행령이 제대로 뒷받침되지 않아 업계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세제 지원과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등 현실적인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긴급 자금을 편성하고, 대출 지원 등 지원책 마련을 시작했지만 실제 우리 업체에 직접적인 지원으로 이어지지는 못한다는 의견도 많다. 이 이사장도 “중소기업의 30%가 대출 심사가 불가능한 신용등급(C등급)일 정도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대출 기준을 하향한다든지, 기존 제도상에서 실질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는 현대자동차와 기아, 그리고 규모가 큰 1차 협력업체들이 상생의 기치를 내걸고 2차, 3차 협력사들을 지원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 이사장은 “현대차그룹은 납품단가 연동제나 공동구매 제도, 상생 펀드 운영 등 다양한 제도를 통해 협력사들의 부담을 줄이고 있다”며 “이 같은 상생 노력이야말로 자동차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지탱하는 토대”라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우리 기업인들이 사명감과 자부심을 잃지 않도록 정부·완성차·부품업체 모두가 협력해 긍정적인 산업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성우 기자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