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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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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백신, 내 뜻 안 따라?” 美보건부장관, 취임 한달도 안된 국장 잘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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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수전 모나레즈 신임 국장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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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수전 모나레즈 신임 국장이 취임 1달도 안 돼 경질됐다. ‘백신 음모론자’로 알려진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과의 갈등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모나레즈 국장은 7월 말 미국 상원에서 CDC 국장으로 인준된 인물이다.

    보건복지부는 27일(현지시간) X(구 트위터)를 통해 모나레즈 국장이 더 이상 CDC 국장이 아니라고 공지했다. 보건복지부는 “그녀의 헌신적인 공직 활동에 감사를 표한다”며 “케네디 장관은 CDC 팀을 전적으로 신뢰하며, 앞으로도 국내외에서 전염병으로부터 미국인을 보호하는 임무를 충실히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WP에 따르면 백신 음모론자로 알려진 케네디 장관이 최근 모나레즈 국장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임을 촉구했다.

    케네디 장관은 과거 백신이 자폐증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등 백신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해온 인물이다. 케네디 장관은 과거 코로나19 백신을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백신”이라 부르며 독극물이 들어있다고 주장했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모나레즈 국장의 변호인의 말을 인용하며, 케네디 장관이 모나레즈 국장에게 “‘비과학적인 지침’을 지지하고 건강 전문가를 해고하기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해고를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CDC의 고위 관리 4명은 함께 사임했다.

    모나레즈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CDC 국장으로 지명하기 전 오랫동안 연방 정부 과학자로 근무해왔다. 모나레즈 국장은 측근 자문단과 상의하지 않고서는 코로나 백신 정책 변경을 할 수 없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즉각 사퇴를 거부하며 루이지애나주 공화당 상원의원 빌 캐시디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빌 캐시디 상원의원은 미국 상원 보건위원회 위원장이자 케네디 장관 인준 과정에서 ‘기존 백신 프로그램 보호 약속’을 받아냈던 인물이다. 케네디 장관은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는 자신이 반(反)백신 인사가 아니며, 추가적인 효과 검증을 요구했을 뿐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최근 빌 캐시디 상원의원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 케네디 장관의 심기를 크게 건드렸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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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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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네디 장관은 취임 이후 백신 정책 방향을 뒤흔들어왔다. 그는 지난 6월 CDC 백신 자문위원을 모두 해고했다. 케네디 장관과 CDC가 백신 접종 권고 대상을 두고 갈등하면서다. 케네디 장관이 5월 27일 코로나19 백신 접종 권고 대상에서 건강한 어린이와 임산부를 제외했으나, CDC는 같은 달 30일 건강한 어린이도 여전히 접종 대상이라며 케네디 장관의 결정을 반박한 바 있다. 케네디 장관은 “예방접종자문위원회의 위원들 중 대부분이 백신을 판매하는 제약사에서 상당한 자금을 지원받는 등 끊임없는 이해충돌 논란에 휘말려 왔다”며 “새로운 위원들은 백신 산업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케네디 장관은 mRNA 백신 연구 자금 지원을 중단했으며, 소아 예방접종 일정을 재검토하는 태스크포스를 부활시키기도 했다.

    CDC의 혼란은 몇 달째 이어지고 있었다. 예산 삭감에 이어 총기 난사로 인한 내부 혼란도 지속 중이다. 지난 8일 밤 애틀랜타의 CDC 본부에서 한 남자가 총기를 난사했다. 범인은 평소 코로나19 백신 음모론에 빠져있었고 정신질환을 호소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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