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구미=뉴시스] 이무열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경북 구미시 한국옵티칼하이테크를 방문해 599일째 고공농성 중인 박정혜 수석부지회장(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과 면담하기 위해 크레인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8.28. lmy@newsis.com /사진=이무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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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생 현장을 잇따라 찾으며 지방선거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강성 이미지를 누그러뜨리고 외연을 넓히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내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을 기회삼아 선거 주도권을 조기에 확보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정 대표는 지난 28일 경북 구미에 있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 노동자 농성장을 찾았다. 정 대표는 고소 크레인을 타고 올라가 599일째 농성 중인 해고 노동자 박정혜 씨와 면담한 뒤 "노동자들의 요구는 소박했다. '왜 해고했는지' '왜 고용승계를 하지 않는지' 이유를 알고 싶다는 것"이라며 "김주영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민주당 간사를 중심으로 문제 해결을 위한 TF(태스크포스)를 만들고 지속 협의하겠다"고 했다.
정 대표는 "이래서 현장에 와 봐야 한다"며 "(박 씨가) 꼭 내려와서 땅을 딛고 투쟁하길 바란다. 건강이 제일이니 건강을 챙겨야 한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일본 니토덴코의 자회사인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2022년 구미공장 화재 사고가 발생한 뒤 생산물량을 니토덴코의 또 다른 자회사로 보냈고 구미공장 노동자들을 정리해고했다
정 대표는 전날엔 대전을 찾아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제2집무실 건립 등 대전과 충청 지역 발전을 위한 정책 추진을 약속했다. 26일에는 강원 강릉 오봉저수지를 찾아 가뭄 상태를 점검한 뒤 "빠른 시간 안에 대안을 내서 가뭄 피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강원 강릉 오봉저수지 가뭄 현장 방문에 이어 강릉중앙시장을 찾아 상인들에게 제한급수로 인한 고충을 듣고 있다. 2025.8.2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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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대표의 연이은 현장 행보는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실용을 부각해 강성 이미지를 희석하고 중도층을 선점하려는 전략이다. 국민의힘이 탄핵과 당내 권력 재편으로 갈등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지난 26일 공천제도를 설계할 지방선거기획단을 꾸리고 당 인재위원장도 직접 맡아 진두지휘하고 있다.
지방선거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위기론도 당내에서 감지된다. 민주당 지도부 소속의 한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서울과 충청 등의 민심이 심상치 않다"며 "민생과 경제를 우선해 챙기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긍정 평가가 예상보다 낮았다"며 우려했다.
앞서 리얼미터가 지난 26일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전국 18세 이상 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전반적 평가를 묻는 질문에 53.1%가 긍정적으로 응답했다. 이중 서울(긍정 45.9%·부정 46.6%), 대전·충청·세종(긍정 48.9%·부정 48.3%)에선 긍정평가와 부정평가가 팽팽하게 맞섰다(무선 100% RDD 자동응답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응답률 5.3%·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에는 조국혁신당을 상대로 전통적 지지 기반인 호남을 지켜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광복절 사면·복권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 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은 지난 26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호남을 훑고 있다. 지난해 4월 총선 비례대표 선거 당시 호남에서 46.9%를 득표한 혁신당은 민주당에 실질적 위협으로 여겨진다. 지난 4월 전남 담양군수 재선거에서 혁신당이 승리한 전례도 있다.
전남 해남·완도·진도를 지역구로 둔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지난 28일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과거 진보정당이 광주 서구와 순천에서 지역구 의석을 주웠지만 그 다음 어떻게 됐나. 다 떨어졌다"며 "호남에는 항상 '견제를 위해 민주당 외 다른 정당도 있으면 좋겠다'는 열망이 있지만 선거에선 민주당을 선택했다. 조 원장에게 심상정(전 정의당 대표)의 길을 가지 말라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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