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내달 3일 中 전승절 참석…북중관계 관리·북중러 공조 강화
한미 정상, 유엔·APEC서 연이어 만날 가능성…"조율된 대북 메시지 가능"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부터). (뉴스1 DB) 2025.08.28/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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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내달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전승절'(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행사에 참석하기로 하면서 한반도 정세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는 모양새다.
중국 전승절 이후 한미는 9월 말 유엔 총회와 10월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활용해 한미 정상의 '조율된 대북 메시지'를 통해 대북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두 차례 기회를 맞는다. 연말 혹은 내년 초에 열리는 북한의 9차 노동당 대회까지 '최대한의 변화'를 이끌어낸다는 전략으로 29일 관측된다.
김 총비서의 전승절 참석은 북중러 3각 공조 강화의 상징적 장면이 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러시아와 군사 밀착으로 통한 경제적 실리와 외교적 입지 강화라는 이익을 확보했지만, 우크라전에 깊이 관여하지 않으려 한 중국과의 관계는 상대적으로 다소 느슨해진 상태였다.
이에 김 총비서는 전승절 중국 방문과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북중 정상 간 신뢰 회복을 통한 관계 개선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에 이어 중국까지 확실한 우군으로 만들어 '그다음 정세 변화'에 대비한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특히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대비하기 위한 논의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가 APEC을 계기로 김 총비서와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을 추진하는 등 상당히 적극적인 대북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 주석 역시 APEC에 참석이 확실시되기 때문에, 북한의 입장에선 중국과의 조율이 중요하다는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 중국, 한국이 만나고 한미가 북한의 관여를 유도하는 APEC 전 한미도 또 한 차례의 정상 간 만남을 성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전승절 이후 곧바로 9월 말에 뉴욕에서 열리는 제80차 유엔총회를 통해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SNS. 재판매 및 DB 금지) 2025.8.2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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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은 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3일 유엔총회에서 연설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후 첫 유엔총회 연설로, 그는 미국이 개입한 각종 국제 분쟁 등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인 북한 관련 언급도 연설문에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9월 유엔총회 참석 가능성이 높다. 비상계엄 사태 후 '한국 외교의 정상화'를 국제사회에 공표할 수 있는 기회인 데다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인 한국이 9월에 안보리 의장국을 맡은 만큼 참석의 여건도 잘 마련돼 있다. 윤석열, 문재인, 박근혜 전 대통령 모두 임기 첫해 유엔총회에 참석해 연설한 전례도 있다.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미 정상이 만나면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정상회담 이후 한 달여 만에 재회하는 것이다. 국제사회 사안을 논의하는 유엔에서의 만남은, 정부의 대북 구상에 대한 미국의 호응을 끌어내고, 구체적인 대북 제안을 구성하기 좋은 기회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외교가에선 미국과의 사전 조율을 통해 한미 정상이 나란히 유엔총회 연설에서 의미 있는 대북 메시지를 표출하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엔총회에서 성공적인 대북 메시지를 내면 한 달 뒤인 10월 말에 이어지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전까지 북한의 반응 혹은 대북 사안 관련 중국과의 접점을 만들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미가 김 총비서의 APEC 참가 혹은 APEC 계기 판문점 접촉 등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중국이 긍정적 반응을 내거나 북한과 관련 소통을 한다면 정부의 대북 구상에 큰 힘이 실릴 것이 분명해 보인다.
정부가 김정은 총비서의 중국 전승절 참가를 일찍 파악하고도 전반적으로 차분한 대응에 주력하는 이유 역시 11월까지 이어지는 다양한 계기를 활용해 점층적으로 분위기를 만들어 가겠다는 구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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