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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국회의원 이모저모

    “尹 계엄 잘못했지만 탄핵만 답이었나… 전한길, 외곽서 의병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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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인터뷰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구치소로 면회 가겠다고 한 것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인간적 예를 다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분명 잘못된 것이고 나도 국회 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했다”면서도 “대통령 탄핵이 아닌 다른 방법을 찾기 위해 탄핵에 반대했지만 헌법재판소 결정은 존중한다”고 했다. 이어 “내가 윤 전 대통령과 처음 통화한 것은 윤 전 대통령이 구속됐다 풀려난 직후였다”며 “그런 내가 왜 친윤이고 극우냐”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른바 ‘1.5선’에 독자 계파도 없는데 당대표에 선출됐다.

    “초식동물만 있던 종전 보수 정당에 없던 리더 모습을 보여줬다. 불리해도 물러서지 않고 정면 돌파하면서 끝까지 선명한 노선을 유지했다. 당원들이 보수의 씨감자로 여긴 것 같다.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켜야 한다는 열망도 컸다.”

    -국민의힘이 반성이나 쇄신이 없고 야당 역할도 못 한다는 비판이 많다.

    “야당 역할을 못 한 게 근본 문제다. 대선에서 42%를 득표한 것은 이재명 민주당과 싸워달라는 바람 때문이었다. 그런데 대선 이후 당 지지율이 10%대까지 떨어졌다. 이재명 정권을 견제하기는커녕 탄핵을 놓고 집안싸움만 벌였다. 그래서 등을 돌린 것이다.”

    -국민의힘은 웰빙 초식 공룡이란 얘기를 들어왔다.

    “초식 정당이 아니라 야당 역할을 제대로 하는 독한 정당을 만들 것이다. 그러려면 제대로 싸울 줄 아는 의원들만 공천받도록 해야 한다. 공천 시스템부터 바꿀 것이다.”

    -강성 친윤이라고 한다. ‘윤 어게인’ 할 건가.

    “‘윤 어게인’이라는 분류에 동의할 수 없다. 자유민주주의를 지키자고 한 것이다. 추운 겨울에 광장에 나가 공수처 수사와 탄핵 심판이 불공정하다고 외치면 극우인가.”

    조선일보

    장동혁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제6차 전당대회 결선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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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전 대통령 면회를 갈 건가.

    “비상계엄은 잘못됐다. 잘못된 과거 행동과는 절연해야 한다. 하지만 전직 대통령에 대한 인간적인 예까지 나쁘다고 하며 끊어야 하는 건 아니다.”

    -김건희 여사와 통화하는 등 가깝다는 소문이 있다.

    “김 여사와 통화한 적 없고 전화번호도 없다. 윤 전 대통령과 처음 통화한 것도 구속됐다 석방된 이후다. 내 휴대폰 한번 확인해 봐라.”

    -민주당은 국힘을 내란 옹호 세력이라고 비판한다. 민심과 멀어지는 것 아닌가.

    “내란당은 민주당이 지방선거용으로 만든 프레임이다. 난 계엄 해제 표결에도 참여했다. 탄핵에 반대한 것은 탄핵이 아닌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였다. 계엄의 책임은 윤 전 대통령에게만 있는 게 아니라 원인을 유발한 민주당에도 있다. 윤 전 대통령 면회 가면 내란당인가. 민심과 멀어지고 있는 건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이다. 남 걱정 그만하고 본인들부터 돌아보시라.”

    -부정선거 주장엔 어떤 생각인가.

    “국민 절반이 선거에 대해 불신하고 있다. 부정선거가 있다 없다를 떠나 불신과 갈등을 없애려면 제도 보완을 해야 한다. 사전 투표부터 폐지해야 한다.”

    -유튜버 전한길씨는 찬탄파를 배신자라고 했는데 같은 생각인가.

    “당론이 결정되면 지키는 것이 국회의원의 본분이다. 그걸 저버리면 당심을 배신한 것이다.”

    -조경태 의원 등을 출당하려 하나.

    “의원 107명이 뭉쳐서 가는 것이 최선이다. 하지만 원칙 없는 통합은 당에 도움이 안 된다. 분열의 불씨를 남기고 갈 수는 없다. 반복적으로 당론을 어기거나 단일 대오에서 이탈하고 같이 갈 수 없는 분들에 대해선 결단할 필요가 있다. 굳이 (출당을) 언급하지 않아도 예상 가능한 결단을 하겠다.”

    -독자 세력도 없는데 그런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나.

    “계파가 없으니 오히려 당을 혁신할 수 있다. 그러라고 당원들이 나를 선택한 것이다. 분열을 묻어두고 묵인하면 마이너스만 된다. 합리적 토론과 쓴소리는 얼마든지 수용하겠지만 당론을 어기면 가만히 있을 수 없다.”

    -‘0선’이던 이준석 전 대표와 비교되기도 한다.

    “젊은 당대표로서 실패한 (이준석·한동훈) 두 분과 차별화할 것이다. 원내에 구심점을 만들고 외연을 확장해서 당 혁신을 이끌겠다."

    -유튜브 정치에 끌려다닌다는 지적이 있다.

    “유튜브라는 새 미디어 환경이 없었다면 당대표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유튜브를 통해 내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고 평가받았다. 하지만 전통 미디어의 중요성도 잘 안다.”

    -한동훈과 전한길 중 전한길을 공천하겠다고 했는데.

    “당심을 어기고 반대로 간 사람과, 열심히 당과 함께 싸운 사람 중 후자를 택한 것이다. 전씨는 당 외곽에서 의병으로 열심히 싸웠다.”

    -전씨를 당직에 기용할 건가.

    “관군인 우리가 국회 안에서 소리를 낼 때 전씨는 당 밖에서 의병으로 그 소리를 증폭하고 적을 막는 역할을 했다. 그게 전씨에게 가장 잘 맞는 옷이고 역할이다.”

    -전광훈 목사와는 함께 가나.

    “국민의힘을 아끼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는 모든 우파 시민과 연대할 것이다. 특정인을 지목해서 ‘가까이 오지 마세요’ 할 필요는 없다.”

    조선일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등 의원들이 29일 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교육원에서 열린 2025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국민께 드리는 손 편지'를 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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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바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을 쇄신책은 뭔가.

    “‘중수청’은 어느 당이 우리 삶을 바꿔주는가, 우리 등을 잘 긁어주는가, 대안을 잘 제시하느냐에 따라 움직이는 분들이다. 우리가 ‘중수청’을 잡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이재명 정부가 잘못하는 것을 제대로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런 민생 정당으로 거듭나야 중수청의 민심을 가져올 수 있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언제부터인가 이슈를 선점하고 전략적으로 싸우면서 대안을 제시하는 기능을 상실했다. 그걸 되살리는 게 쇄신의 시작이다.”

    -충청 출신 대표인데 ‘영남당’ 비판에서 벗어날 수 있나.

    “국민의힘의 미래는 충청과 수도권 등 중원 싸움에 달려 있다. 충청에서 제대로 된 후보를 못 내면 지방선거에서 무조건 질 수밖에 없다. 충청에 전초기지를 만들겠다. 그게 중도 민심을 얻는 길이기도 하다.”

    -한동훈 전 대표와 가까웠다 멀어졌다.

    “한 전 대표가 탄핵 국면에서 반대로 갔다. 나는 늘 제자리에 있었는데 한 전 대표가 움직인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을 끌어내리겠다고 했다.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이 대통령의 각종 재판이 중단된 건 법에 따른 것이 아니다. 그 재판을 재개할 수 있는 힘은 지지율과 민심이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고 민심에서 멀어지면 법원 판단이 달라질 것이다. 결국 법관들이 재판을 재개할 것이라고 본다.”

    -이 대통령이 회동을 제안했는데.

    “얼마든지 만날 것이다. 그러나 영수 회담은 형식과 의제가 있다. 단순히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자화자찬하면서 밥 먹는 자리에 들러리 서는 건 안 된다. 야당을 협치 대상으로 인정하면서 귀를 열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 무슨 의미가 있나.”

    조선일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8일 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교육원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남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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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는 정면충돌로 갈 건가.

    “정 대표는 그동안 거대 의석을 앞세워 힘으로 밀어붙여 왔는데 갑자기 태도를 바꾸겠나. 민주당 지지율이 떨어지고 우리 당 지지율이 올라가서 힘의 균형이 맞춰질 때 폭주가 멈출 것이다. 그냥 만나서 손잡고 밥 먹는다고 협치는 아니다. 국힘이 지지율로 역전하면 비로소 협치가 시작될 것이다. 그러려면 자강하고 야당 역할을 잘해야 한다.”

    -전당대회에서 신들린 듯이 격정적으로 연설해 인상적이었다.

    “준비한 원고를 무시하고 제가 하고 싶었던 얘기를 진솔하게 한 것이다. 피 토하는 심정으로 연설했고 그게 사람들에게 통한 것 같다. 초·중·고교 때 웅변을 했다.”

    -평소엔 농담도 많이 하던데.

    “원래는 강한 스타일이 아니다. 사석에선 농담을 잘해 다들 재미있다고 한다. 정치인은 늘 긴장해야 하지만 부드럽기도 해야 한다.”

    -금수저처럼 비치는데 어릴 때 가정 형편이 어려웠나.

    “난 금수저가 아니라 무(無)수저다. 충남 보령에서 자랐는데 학교가 멀어서 버스 타고 걸어서 1시간 이상 걸렸다. 학교에 기숙사가 없었다. 그래서 고3 때는 집에 가지 않고 교실 바닥에서 쪽잠을 자면서 공부했다. 어머니가 학교에 도시락을 3개 갖다 주셨다.”

    ☞장동혁은 누구

    장동혁(56) 대표는 2022년 보궐선거(충남 보령·서천)로 국회에 입성한 재선 의원이다. 보령 웅천중·대천고를 거쳐 서울대 불어교육과를 졸업했다.그는 행정·사법·입법부에 모두 몸담은 특이한 이력을 지녔다. 1991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교육 공무원으로 일했다. 32세 때인 2001년 사법시험에 합격, 판사로 전직했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로 대전 유성갑에 출마했지만 낙선한 뒤 2022년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2023년 12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서 초선으로는 이례적으로 공천 실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에 임명되면서 친한계 핵심으로 떠올랐다. 한동훈 대표 체제에서 수석 최고위원도 지냈다. 하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처리에 반발해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서 한 전 대표와 결별했다. 이후 친윤계와 함께 탄핵 반대에 앞장섰다. 국회의원이 된 지 3년여 만에 이른바 ‘1.5선’으로 당대표에 선출됐다.

    [배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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