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7 (일)

    이슈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박대리보고서] K-배터리 향한 테슬라 2차 발주 나올까…핵심은 각형·LFP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소부장박대리] 전기차 캐즘에 타 응용처 부각…동남아 전기버스 공략한 LG엔솔

    디지털데일리 소부장박대리 독자 여러분, 이번 주도 열심히 달린 박대리가 이차전지·에너지 이슈를 들려드립니다. <박대리보고서>에서는 금주에 놓쳐서는 안 되는 중요한 뉴스를 선정해, 보다 쉽게 풀어드리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코너입니다. 박대리보고서와 함께 놓친 이차전지·에너지 이슈, 체크해보시죠.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국내 배터리 업계는 최근 들어 가장 조용한 한주를 보냈습니다. 한미정상회담으로 시작된 경제·통상 이슈가 주요 화두에 오르면서 이에 따른 정치적, 산업적 시각들이 더욱 부각된 덕이죠. 이번주 <박대리보고서>에서는 미국 대형 전기차 업체이자, 에너지저장장치(ESS) 업체인 테슬라에 대한 소식부터 전해드리겠습니다.

    테슬라는 자체 ESS 시스템 '메가팩(Megapack)' 등에 탑재될 배터리를 한국 업체에서 수급하는 안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차세대 제품에 탑재할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수급처 확보가 필요한 가운데, 중국 업체로부터 받아왔던 배터리가 미국 내 관세 적용으로 가격 상승이 불가피한 영향입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최근 테슬라로 향하는 ESS용 배터리 경쟁 입찰을 위한 견적 요청 및 개발 협의(RFx, RFQ)에 돌입했습니다. 테슬라 측에서 요청하는 배터리는 LFP 소재 기반의 각형 폼팩터 배터리로, 미국 내 판매할 ESS인 메가팩(산업용)과 파워월(가정용)의 차세대 제품에 적용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LFP 배터리는 탄산 리튬과 인산, 철로 구성된 저가형 배터리입니다. 에너지밀도가 낮지만 삼원계 대비 가격이 저렴하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특히 안정성이 높고 수명이 길어 고정된 위치에 하루 충전·방전을 반복하는 ESS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집계한 2023년 기준 LFP 배터리의 글로벌 ESS 시장 내 비중은 약 80%였습니다.

    이와 함께 각형 폼팩터 채택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각형 배터리는 알루미늄 사각캔에 전극이 들어가는 형태의 배터리로 외부 충격에 강하고 벤트(Vent)를 통해 내부 발생 가스를 배출하는 등 안전장치가 탑재돼 있습니다. 이로 인해 전기차, ESS 업체들이 요구하는 열폭주 방지(NP, Non-Thermal Propagation) 기술 적용이 용이해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죠.

    실제로 전기차 부문에서는 폭스바겐이 자체 셀 규격 '유니파이드 셀'을 통해 각형을 채택했고, 볼보·제너럴모터스(GM) 등도 각형 전환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ESS에서는 미국 플루언스가 자체 제품인 '그리드스택 프로' 옵션 선택지에 LFP 각형을 추가하며 영역을 넓히는 중입니다.

    테슬라가 국내 배터리 업체를 통해 ESS용 배터리를 수급받는 이유는 탈중국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서 입니다. 미국 정부가 ESS, 전기차 등 응용처에 탑재되는 배터리에 높은 수준의 관세를 매기면서 가격 상승이 불가피해지자, 관련 불확실성이 적은 국내 업체의 배터리를 받겠다는 의미입니다. 현재 중국산 ESS 배터리가 받는 관세는 ESS에서 40.9% 수준으로 무역법 301조 관세가 25%로 인상되는 내년에는 58.4%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업계는 이미 테슬라가 수주를 위한 신호탄을 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LG에너지솔루션이 공시한 6조원 규모의 LFP ESS 수주를 통해서죠. 당시 LG에너지솔루션은 총 5조9442억원 규모의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계약기간은 2027년 8월 1일부터 3년 동안 진행된다고 밝혔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비밀유지조항(NDA)에 따라 고객사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업계는 이를 테슬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만약 테슬라가 2차 발주에 나설 경우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이 주요 경합자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양사가 이미 삼원계 ESS 등에서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한 바 있고, LFP 배터리 전환을 추진하면서 미국 내 현지 생산 시설을 구축하고 있어서죠.

    디지털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LFP 파우치 배터리를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에서 생산 중이며, 미시간주 랜싱·애리조나 등 자체 부지에 각형 LFP 배터리를 투자할 여유 공간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삼성SDI는 울산에 LFP 마더팩토리를 짓고 LFP 셀 검증에 나섰으며, 가동률이 저조한 스텔란티스 합작법인(JV)의 2개 라인을 삼원계·LFP로 각각 1기씩 전환할 계획을 갖춘 상태입니다. SK온은 서산에 LFP 마더팩토리를 통해 각형 개발을 끝마친 상태지만 내부적으로 투자 계획을 세우지 않은 상태입니다.

    구체적인 일자나 시기 등이 알려지지는 않았습니다. 아직 RFx, 혹은 RFQ 단계에 불과한 만큼 실제 ESS에 맞는 배터리를 설계 및 생산하려면 오랜 시간과 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이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1차 수주가 전량 ESS 물량에 6조원(약 50GWh 추정)일 만큼 대규모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업계 내에서는 모처럼 수주에 대한 활기와 함께 신규 투자의 기대감이 생기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처럼 ESS 물량이 크게 증가하는 것은 국내 배터리 생태계에 매우 긍정적인 요인이 될 전망입니다. 현재 국내 배터리 3사의 주력 매출원은 전기차향 배터리이기에 캐즘에 따른 여파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죠. 또 ESS만큼 크지는 않으나, 여러 매출을 보좌할 응용처로 아시아 시장 내 마이크로모빌리티, 혹은 대형 버스 등도 물망에 올라 있습니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은 베트남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현지 완성차 업체 킴롱모터스와 전기버스용 배터리셀 공급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아시아 신흥시장 진출을 본격화했죠.

    LG에너지솔루션은 베트남 후에시에서 킴롱모터스와 원통형 배터리셀 공급 협약을 맺었습니다. 이번 협약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신규 고객사를 확보하고, 킴롱모터스는 장거리 노선에 적합한 고성능 NCM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게 됐습니다.

    르 꽝 닷 킴롱모터스 부회장은 "배터리는 전기차의 심장"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과의 협력을 통해 공급망 안정, 비용 최적화, 품질 관리에 강점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킴롱모터스는 이날 자체 배터리팩 제조·조립 공장 건설 계획도 공개했습니다. 내년 초 가동을 목표로 후에시에 9헥타르 규모 부지를 확보했으며, 베트남 내 최대 전기버스 배터리팩 생산 거점이 될 전망입니다.

    디지털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편, 한동안 부침을 겪던 재활용 시장이 꿈틀거릴지도 지켜봐야겠습니다. SK온이 에코프로와 함께 배터리 순환 공급망(Closed Loop) 구축에 나서면서 관심을 끌고 있죠.

    SK온은 에코프로와 '배터리 순환 생태계 업무협약' 및 '블랙파우더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계약에 따라 SK온은 미국 생산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에서 발생하는 스크랩 기반 고순도 블랙파우더를 에코프로에 제공합니다. 공급 물량은 월 200톤 내외이며, 계약 기간은 올해부터 2029년까지 최대 5년간입니다.

    블랙파우더는 불량품이나 폐배터리를 파쇄해 얻는 검은색 가루로, 리튬·니켈·코발트·망간 등 핵심 금속이 농축돼 있어 '배터리의 원유'로 불립니다. 에코프로는 이를 활용해 양극재를 재생산해 SK온 미국 법인에 다시 공급합니다.

    양사는 이번 협력을 통해 배터리 생산-사용-수거-재생산으로 이어지는 순환 생태계 구축의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특히 SK온은 미국 현지 공정 스크랩을 활용해 원료 자립도를 높이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할 수 있게 됐습니다.

    - Copyright ⓒ 디지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