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월 말 경주 APEC 정상 회의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에 대해 조현 외교부 장관이 “현재로서는 매우 낮다”고 했다. 조 장관은 31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외국 정상들에게 APEC 초청장을 다 발송했지만 김정은에게는 “(발송이) 안 됐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 측 전승절 참석자인 우원식 국회의장과 김정은의 접촉 가능성에 대해 조 장관은 “그것도 대비해 국회의장께 필요한 자료를 다 가져가서 설명드렸다”면서도 “지금으로서는 크게 희망적이지는 않다”고 했다.

김정은이 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의 항일 전쟁 승리 80주년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하기로 한 데 대해, 조 장관은 “그동안 북한이 파병도 하고 러시아와 굉장히 가까워지지 않았나. 그러나 러시아의 한계를 알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조 장관은 “그래서 (김정은이) 다소 소원해진 중국과의 관계를 복원시킬 기회를 보고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조 장관은 “그러나 그것(북·중 관계)의 한계도 아마 (김정은이) 알고 있을 것”이라며 “북한이 제대로 된 정상 국가가 되려면 언젠가는 미국 또 우리 대한민국과도 협력을 같이해야 된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의 첫 다자(多者) 외교에 대해 조 장관은 “북한이 국제사회로 나오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면서도 “만약 북한이 중국, 러시아와 더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된다면 우리로서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김정은의 방중이 미·북 회담 사전 포석이냐는 질문에 그는 “상상력이 풍부하신 것 같다”며 “반대 방향으로 갈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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