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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일본·미국 순방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2025.08.28. bjko@newsis.com /사진=고범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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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안을 둘러싼 당정 간 이견이 당내 갈등으로 옮겨붙을 조짐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진화에 나서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부인했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이 대통령이 공개 토론 등 신중한 추진을 주문한 상황에서 정 대표가 거듭 속도전을 강조한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단 평가가 나온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대표는 전날 SNS(소셜미디어)에 "당정대(민주당·정부·대통령실) 이견은 없다. (언론은 이재명정부) 5년 내내 암투·반발·엇박자·파열음 등을 기대하는 것이냐"며 "지난번 당 지도부와 대통령 관저 만찬 때 9월 안에 정부조직법으로 수사-기소 방침을 분명히 해서 본회의 통과시키고 디테일은 추후에 충분한 토론을 하기로 했었다. 기조가 바뀐게 없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이 공개토론 제안과 별개로) 당은 일정 시점에 충분한 토론을 준비하고 있었다. 대통령의 이런 방침이 없어도 당연히 공론화 과정은 당연한 절차"라며 "진리는 비판받지 않는 영역이지만 정책은 찬반이 있는 영역이니 돌다리도 두드려 보는 심정으로 신중하게 점검하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번 정 대표의 메시지는 이재명 대통령이 야당과의 협치를 당부하고 국민 공론 수렴을 지시하며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을 주문한 직후 정 대표가 SNS에 쓴 글이 논란이 되자 해명을 위해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민주당 의원 전원과 가진 오찬에서 "말보다는 행동과 결과가 앞서는 국정을 운영해보고자 한다. 국회는 그랬으면 좋겠다"고 하며 야당과의 협치를 주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진행한 비공개 국무회의에선 "검찰개혁은 보여주기식이어선 안 된다"며 "중요 쟁점에 대해선 대책과 해법 마련을 위해 국민 앞에서 합리적으로 논쟁하고 토론하라"고 했다.
당시 정치권에선 이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정 대표와 당내 강경파를 겨냥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취임 직후 "야당과 악수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국민의힘을 거세게 몰아붙여 왔으며 강경파는 검찰개혁 방법론을 두고 이견을 보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모습을 보여서다. 이로 인해 여론이 악화하자 이 대통령이 직접 진화에 나섰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 발언이 나온 직후 정 대표는 SNS에 "개혁은 자전거 페달과 같다. 페달을 밟지 않으면 자전거는 쓰러진다"며 "폭풍처럼 몰아쳐서 전광석화처럼 해치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어제 개혁했으니 오늘은 개혁하지 말자는 주장은 개혁에 대한 몰이해"라고 썼다.
해당 메시지는 정 대표가 이 대통령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것처럼 해석됐다. 특히 정 대표에 압도적 지지를 보낸 당원들도 크게 동요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정 대표의 해당 게시물에는 '당심을 따르겠다면 이 대통령에 발을 맞추라'는 등의 비판적 답글이 쇄도했다.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정 대표를 선택한 당원 상당수는 이 대통령 열성 지지자"라며 "법제사법위원장으로서 시원시원함을 선사했던 정 대표에 기대를 걸었는데 이 대통령에 반기를 드는 것처럼 비치니 당원들도 실망스럽다거나 조금 과격하게 '배신자'와 같은 반응을 나타나게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의원들 사이에서도 과했단 비판이 나온다. 문제는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단 염려가 든다는 점"이라며 "당 대표 선거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인 탓에 비판을 하는 쪽과 비호하는 쪽이 명확히 구분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 대표는 이날 SNS 메시지를 통해 "당정대는 항상 원팀·원보이스(한목소리)로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함께 뛴다. 검찰개혁의 큰 방향에 이견은 없다"며 "언론들은 당정대 불협화음 기우제를 멈추길 바란다"고 했다.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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