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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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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증시, 매출 대비 주가 ‘사상 최고치’…닷컴버블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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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500 기업 매출 대비 주가 3.23배

    닷컴버블 당시 2.87배 기록 뛰어넘어

    대형주 쏠림에 장기 조정 취약 우려도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미국 증시가 닷컴버블 시기를 넘어 역사상 가장 고평가된 수준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의 매출 대비 주가가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8일(현지시간) 기준 S&P500 기업의 주가매출비율(PSR)은 3.23배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31일 전했다.

    이데일리

    뉴욕증권거래소(사진=AFP)


    PSR은 기업의 매출 대비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시가총액을 매출액으로 나눠 계산한다. 닷컴버블(1999~2000년) 당시 PSR은 2.87배를 기록한 바 있다. 닷컴버블 당시 대부분의 기업들은 매출이 늘어나도 실질적인 이익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주가이익비율(PER,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은 왜곡될 수 있어, PSR을 비교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PER 역시 장기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다. 주요 기업들의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닷컴버블 때 기록을 넘진 않았지만,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현재 S&P 500은 향후 12개월 예상 이익 대비 22.5배 수준인데 이는 2000년 이후 평균치(16.8배)를 훨씬 상회한다.

    대형 기술주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시장이 장기 조정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S&P500 상위 10개 기업의 시가총액 비중은 39.5%로 사상 최대치에 달했다. 이 가운데 9개 기업은 시가총액이 1조달러를 넘어섰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스티브 소스닉 수석 전략가는 “고평가와 과밀 투자(집중 매수)가 결합하면 시장은 장기 조정에 취약해질 수 있다”며 “모두가 같은 종목을 들고 있을 때 가격이 빠지면 추가 매수자는 어디서 나오겠느냐”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계획 발표 당시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 ‘매그니피센트7’ 기술주는 S&P500 전체보다 더 크게 흔들린 바 있다.

    S&P500 기업 전체가 고평가된 것은 아니다. S&P500 기업을 시가총액 가중치 없이 동일 비중으로 계산하면 지수는 매출 대비 1.76배에 거래되고 있다. 장기 평균 1.43배와 비교해 다소 높은 수준에 그친다.

    배로우핸리 글로벌인베스터스의 미국 주식 총괄 마크 지암브로네는 “대형 기술주 너머를 본다면 매력적인 기회가 충분하다”며 “일부 기업은 오히려 평균보다 낮은 수준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가 인공지능(AI)을 통한 생산성 향상 수혜는 누릴 수 있지만 아직 AI 기업 프리미엄을 받지 못하는 기업에 투자 비중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형 기술주들이 지금의 밸류에이션을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지암브로네는 “밸류에이션에 내재된 기대치가 너무 극적으로 높아져 이를 충족하기 매우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S&P500 지수는 지난 28일 0.3% 오른 6501.86에 마감하며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음날인 29일에는 노동절 연휴를 앞두고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하며 0.6% 하락한 6,460.26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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