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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0 (수)

    "케데헌 같다" "즐길 분위기냐"…與野 '패션'기싸움으로 시작한 정기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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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300]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임미애, 이연희(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 국회(정기회) 제1차 본회의에 한복을 입고 참석하고 있다. 2025.09.01. suncho21@newsis.com /사진=조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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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정기국회는 '드레스 코드'를 활용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기싸움으로 문을 열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각자의 개성에 맞춰 한복을 입고 개회식에 참석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여당의 입법 폭주, 특검(특별검사) 수사 등을 비판하는 의미에서 '근조' 리본을 맨 검은 정장을 갖춰 입고 본회의장에 들어섰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1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정기국회 개회식에 보라색 두루마기 차림으로 참석했다. 우 의장은 앞서 백혜련 민주당 의원의 제안을 받고, 여야 의원들에게 정기국회 개회식을 맞아 한복을 입자고 제안했다. 화합의 의미를 담아내고,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높여보자는 뜻에서다.

    민주당 의원들이 대부분 우 의장의 제안에 화답해 본회의장 앞 국회 로텐더홀은 '한복 패션쇼'를 방불케 했다. 모경종·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검은색 도포와 갓을 쓰고 본회의에 참석해 시선을 끌었다. 현장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인기 캐릭터 '사자보이즈' 같았다"는 반응이 나왔다.

    같은 당 박찬대 의원은 정장 위에 붓글씨체로 한글 문구가 쓰인 파란 두루마기를 착용했다. 푸른색 바탕 위에 금색 무늬를 새긴 치마저고리를 입고 온 강선우 의원에게도 눈길이 쏠렸다. 김원이 의원은 하늘색 두루마기를, 김영환 의원은 개량한복을 착용했다. 정청래 당 대표, 김병기 원내대표, 어기구·윤준병·김현·최민희 의원 등 한복을 입지 않은 의원들도 있었다.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의원들도 한복을 입고 본회의에 참석했다. 조국혁신당의 황운하 의원은 어두운 남색, 신장식 의원은 밝은 하늘색 두루마기를 입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짙은 남색 저고리에 살구색 바지를 입고 캐릭터가 그려진 부채를 들었다. 같은 당 천하람 의원은 연보라색 두루마기, 이주영 의원은 흰색 저고리에 연분홍색 치마를 착용했다.

    본회의장 안팎에서는 "잘 어울린다" "옷 멋있다" 등의 덕담이 들렸다. 곳곳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활동하는 상임위원회별로 모여 본회의장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었다.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 화이팅" "행안위(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최고다" 등 구호가 들렸다. 이날 국회를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 정동영 통일부 장관 등도 민주당 의원들과 사진 촬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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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국민의힘 의원들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제429회국회(정기회) 개회식에서 근조리본을 달고 참석해 있다. 2025.09.01. kmn@newsis.com /사진=김명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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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면 제1 야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검은색 정장에 넥타이 차림으로 개회식장을 향했다. 의원들은 왼쪽 가슴에는 '의회 민주주의'라고 적힌 근조 리본을 달아 장례식장을 연상시켰다. 민주당과 달리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장에서 침묵을 지켰다. 의원들은 "여야가 뜻을 모았다"는 우 의장의 목소리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개회식 직전 열린 의원총회를 통해 "한손에는 다수당 권력, 한손에는 특검의 칼을 쥔 이재명정권에서 '독재'는 정치적 레토릭이 아니라 본질"이라며 "오늘 검은 넥타이와 근조 리본을 매고 본회의장에 들어가는 것은 의회 정치를 말살시키는 이재명 정권의 독재에 맞서는 심기일전"이라고 했다.

    같은 당 박수민 의원은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상황 인식이 극명하게 다른 것 같다. 여러 기업을 안 좋게 만드는 법이 일방 통과되고, 없는 죄도 찾아내서 (수사하는) 특별검사법 (개정안도) 추진돼 저희는 웃거나 즐기는 분위기가 아니다"라며 "대한민국 헌법질서와 의회 민주주의가 상당히 위기에 처해 있다"고 했다.

    여야는 본회의가 끝나고도 신경전을 이어갔다. 한 민주당 의원은 "정기국회 개회식인데 (국민의힘 의원들이) 상복을 입고 온 것은 너무 나갔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복지 예산 대폭 확대, 검찰 개혁 등으로 나라가 무너지고 있는데 축제처럼 즐길 분위기인가"라고 했다.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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