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BM 관련 연구소 방문해 신형 엔진 개발 점검
탄소섬유 활용한 대출력 고체 연료 엔진 개발한듯
사거리 늘리고 다탄두 과시, 화성-20형 첫 공개
"전승절 연계 메시지, 핵보유국 위상 및 지지 의도"
조선중앙통신은 2일 김 위원장이 전날 미사일 총국 산하 화학재료종합연구원 연구소를 방문해 탄소섬유 복합재료 생산 공정과 대출력 미사일 발동기(엔진) 생산 실태를 파악했다고 보도했다. 탄소섬유 복합재료는 가볍고 강도가 세며 열에 잘 견디는 탄소섬유에 다양한 수지를 결합해 만든 재료를 의미한다. 북한 발표는 이를 통해 엔진 케이스와 내구성 높은 엔진을 제작했다는 뜻이다. 엔진 무게를 줄이고 내구성을 높여 사거리를 연장하거나 ‘다탄두’ 무게를 감당하도록 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최대추진력 ‘1960kN’은 북한이 ICBM 엔진에 대해 처음으로 구체적 수치를 밝힌 것으로 약 200톤의 물체를 공중에 띄울 수 있는 힘에 해당한다.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Ⅹ의 발사체 ‘팰컨9’의 1단 엔진 추력이 845kN으로 알려져 있어 이같은 엔진 2개의 힘을 낼 수 있다는 뜻이다.
북한은 이 신형 엔진을 기존 ICBM인 화성-19형 뿐 아니라 화성-20형에도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ICBM 시험발사는 작년 10월 31일 ‘화성-19형’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북한은 이 ICBM이 ‘최종완결판’이라고 했는데, 1년도 안 돼 이를 뛰어넘는 성능의 화성-20형을 개발하고 있다고 처음 공개한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미사일총국 산하 화학재료종합연구원 연구소를 방문해 탄소섬유복합재료를 이용한 대출력 고체발동기 제작 및 지상분출시험 결과를 보고받고 계열생산토대구축 문제를 협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기존의 화성-18형과 화성-19형도 사거리 1만5000㎞ 이상으로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됐는데, 추력을 더 키워 화성-20형을 다탄두 ICBM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탄두 ICBM은 탄두부에 여러 개의 탄두를 장착할 수 있어 단탄두에 비해 요격이 어렵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의 신형 ICBM 엔진에 대해 대출력 고체 연료 엔진으로 평가하면서 다탄두 ICBM 개발이 목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북한이 공개한 화성-20 동체는 화성-19의 도트 도장과 탄두부로 추정되는데, 다탄두 탑재 능력을 과시한 것으로 추측된다”며 “북한의 신형 고체엔진은 기존 액체 기반 백두산 엔진 등 보다 성능이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탄도미사일 제작을 위한 탄소섬유 기술을 완성했다고 공개함으로써 미사일 개발과 생산 능력도 과시하려는 의도”라면서 “탄소섬유를 제작하기 위한 원료와 탄소 함유율 98%인 노즐 제작을 위한 탄소섬유는 러시아로부터 직접적으로 지원받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 직전에 신형 ICBM 개발 계획을 공개한 것은 핵·미사일 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김 위원장이 대형 외교 무대를 앞두고 국방력 발전 계획의 성과를 대외에 과시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시진핑, 푸틴 등과 나란히 중국이 자랑하는 첨단 무기들이 등장하는 열병식을 관람하고 박수를 보냄으로써 중국의 핵강국 위상을 지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핵보유 정당성도 간접적으로 지지 받는 모양새를 위한 의도”라면서 “대미 메시지 차원에서는 핵무기 고도화 의지와 되돌이키기 어려운 핵보유국 위상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