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외신은 이번 회동을 두고 "시진핑이 러시아·북한 정상을 처음 한자리에 불러 세운 외교력 과시"(로이터)이며, 동시에 "이란·미얀마까지 포섭한 반서방 권위주의 진영의 결집, 곧 '변화의 축(axis of upheaval)'의 출현"(가디언)이라고 평가했다.
외신들은 또한 이번 열병식이 단순한 과거 기념이 아니라 오늘과 미래 세계질서를 재편하려는 선언이라고 지적했다. AP통신은 김정은의 이번 행보를 "집권 14년 만에 가장 큰 다자 외교 무대 데뷔"라고 평가하며, 중·러와 나란히 서는 모습 자체가 북한 핵보유국 지위에 대한 묵시적 지지를 얻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탑승한 것으로 알려진 열차가 2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은 수요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80주년 기념 군사 퍼레이드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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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사 협력 신호?...北, "핵보유국" 위상 과시
전문가들은 이번 회동이 단순한 퍼포먼스에 그치지 않고 군사 협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로이터는 "러시아와 북한이 2024년 군사 동맹을 맺었고, 중국과 북한의 유사 협약 가능성까지 거론된다"며 "아시아·태평양 안보 계산법을 뒤흔들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 아시아연구국(NBR)의 김영준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모스크바와 평양을 더욱 밀착시켰다"고 분석했다. 그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 제재에 앞장섰지만, 이제는 위기 시 군사 파트너가 될 잠재력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방중 직전 ICBM 엔진 연구소와 전술핵 탑재 가능 단거리미사일 생산공장을 잇따라 시찰했는데, 이는 방중에 앞서 치밀히 계산된 행보로 풀이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시진핑·푸틴과 나란히 서기 직전,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과시한 상징적 행보"라고 분석했다.
미국 스팀슨센터의 마이클 매든도 "중·러 정상과 함께 선다는 것만으로 북한의 핵무기 보유 정당성이 은연중 인정받는 효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 단순 기념식 아닌 세계질서 재편 선언
AFP는 이번 열병식을 "정치적 연극의 극치이자, 새로운 축의 정치적 연대를 선명히 하는 무대"라고 평가했다. 서방 정상 대부분이 불참한 가운데, 슬로바키아·세르비아 정상만 참석해 서방 동맹의 균열을 보여줬다는 해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김정은에게 이번 방중이 "손해 볼 게 없는 기회"라고 본다. 경제 지원 확보, 러시아 의존 완화, 국제무대 복귀, 핵보유국 정당성 강화 등 여러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번 방중은 단순한 기념식 참석을 넘어, 중·러·북 3각 연대의 외교적 공식화라는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 전문가들은 "북한은 더 이상 고립국이 아니라 전략적 동맹 축의 일부"라며, 중국·러시아가 지켜주는 한 북한의 핵무기는 사실상 협상 불가 영역으로 굳어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는 한반도 안보 지형이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koinw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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