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보험 고갈·재정위기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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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과 고령화, 성장 둔화가 맞물리면서 한국 재정이 장기적으로 심각한 불안정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065년 국가채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최대 173%까지 치솟고 국민연금·건강보험 등 사회보험은 줄줄이 고갈될 것이란 진단이다.
기획재정부가 3일 국회에 제출한 '2025~2065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현행 제도와 정책이 변동 없이 유지될 경우 2065년 국가채무비율은 기준 시나리오상(인구 중위·성장 중립) 156.3%다. 올해(49.1%)의 세 배가 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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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은 정체, 지출은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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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망은 통계청 인구추계와 KDI 거시경제전망을 기초로 인구·성장률 변동에 따라 다섯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인구를 중위로 가정할 경우 성장 낙관 시 채무비율은 133.0%지만 성장 비관 시 173.4%까지 치솟는다. 성장을 중립으로 가정하면 인구 고위 시는 144.7%, 인구 저위 시는 169.6%다.
기준 시나리오에 따르면 총수입은 GDP 대비 2025년 24.2%에서 2065년 24.1%로 사실상 정체된다. 같은 기간 국세수입은 14.0%에서 14.4%로 소폭 증가한다. 사회보장기여금도 4.4%에서 5.7%로 확대된다. 반면 기타수입은 5.8%에서 4.0%로 줄어든다.
총지출은 같은 기간 26.5%에서 34.7%로 증가한다. 특히 의무지출은 13.7%에서 23.3%로 급등한다. 재량지출은 11.5% 수준에서 수렴한다. 관리재정수지는 -4.2%에서 -5.9%로, 통합재정수지는 -2.3%에서 -10.6%로 악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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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성장둔화로 부채 급증…사회보험, 줄줄이 적자 전환·고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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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악화의 원인은 인구구조 변화와 성장 둔화다. 복지지출은 급증하는 반면 경제활동 인구는 줄어 세입 기반이 취약해진다. 65세 이상 고령화율은 2025년 20.3%에서 2065년 46.6%로 급등한다. 생산연령인구는 같은 기간 3591만명에서 1864만명으로 반토막 난다. 기대수명은 84.5세에서 90.4세로 늘어난다.
사회보험 재정은 적자로 전환하며 고갈 시점도 앞당겨진다. 국민연금은 2048년 적자로 돌아서 2064년 기금이 소진된다. 사학연금은 2026년 적자 전환, 2047년 고갈된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도 2065년 GDP 대비 각각 -0.69%, -0.15% 적자를 기록한다.
건강보험은 2026년 적자, 2033년 준비금 고갈이 예상된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은 2030년에 소진된다. 반면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은 2065년까지 흑자를 유지한다.
지출 구조조정 여부에 따라 채무비율은 크게 달라진다. 재량지출을 15% 줄이면 2065년 채무비율은 138.6%로 기준 대비 17.7%포인트 낮아진다. 의무지출을 15% 줄일 경우 105.4%까지 낮아져 50.9%p 하락 효과가 난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지난해 7월 한국경제보고서에서 한국 일반정부부채(D2)가 2060년 GDP의 154%까지 늘어난다고 전망했다. 다만 고령자·여성·청년 고용 확대, 이민 증가, 정년 연장 등 구조개혁이 이뤄지면 64.5%까지 낮출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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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 관리·구조개혁 없이는 재정 위험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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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재정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4대 축을 제시했다. △인공지능(AI) 전환과 초혁신 아이템 투자 등으로 성장률 견인 △세제 개편으로 안정적 세입 기반 마련 △저성과·중복 사업 구조조정 및 의무지출 제도 개선 △국민연금·직역연금·건보·요양보험 등 사회보험 개혁 등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전망은 제도 변화가 전혀 없다는 가정에 따른 기계적 추계"라며 "실제 상황은 정책 변화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합계출산율이 2024년 0.75명에서 2025년 1분기 0.82명까지 반등했지만 이번 전망에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만으로 지속가능성을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완 지표 개발과 전망모델 고도화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국가재정법 제7조에 따라 5년마다 향후 40년간의 장기재정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번 전망은 2015년, 2020년에 이어 세 번째로 실시됐다.
세종=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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