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폭드론 샤헤드, 사거리 2500km에 달해
대량 투입 시 방공망 무력화 가능성도
"오키나와·대만까지 사정권…감시·요격태세 강화해야"
9월 3일 베이징에서 열린 일본에 대한 승전 80주년 및 제2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 군사 퍼레이드 참석 후 진행된 회담을 마치고,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배웅하고 있다. (사진=스푸트니크,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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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협력이 자폭 드론 분야까지 확대되면서 일본이 비상이 걸렸다. 러시아가 보유한 공격형 드론 기술과 생산 능력이 이전되면서 일본 전체가 사정권에 놓였다는 판단 때문이다.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러시아는 최근 북한에 일본·한국 전역을 사정권에 두는 자폭 드론 ‘샤헤드(Shaded)’의 생산 기술과 조종사 훈련까지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일본과 한국의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매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국장 키릴로 부다노프는 지난 7월, 러시아가 자국에서 생산 중인 공격용 드론 ‘샤헤드’의 제조에 필요한 기술과 인프라를 북한에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안보회의 서기 세르게이 쇼이구는 지난 6월, 북한이 쿠르스크주에 6000명의 공병 및 군사 기술자를 파견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실전에서만 얻을 수 있는 드론 전술과 노하우를 흡수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 전쟁연구소(ISW)는 7월 전황 분석 보고서에서 “러시아가 북한 병력 일부를 드론 조종사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가 동해에 면한 북한 원산에서 드론 조종사 훈련을 시작한 사실도 전해졌다. 쿠르스크주에 투입된 북한 병력은 당초 보병으로서 지상 작전에 투입됐지만, 드론 공격을 수행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부다노프 국장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이는 핵심 전투 기술의 공유 수준이 대폭 상승했음을 의미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전으로 병력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러시아는 북한으로부터 1만 1000명 이상의 병력을 지원받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에는 우크라이나군이 장악한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주 일부 지역을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북한은 대신 그 대가로 각종 군사기술과 현대전의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다.
전날 중국 전승절 참석을 이뤄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담에서는 방위 분야에서의 협력강화를 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양국 관계는 모든 분야에서 발전하고 있다”며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란에서 설계되고 러시아가 대량 생산 중인 샤헤드-136은 최대 2500km의 사거리를 자랑한다. 약 북한이 드론 생산 및 조종 기술을 습득할 경우 북한 자국 영토 어디에서든 일본 전역은 물론, 오키나와의 포함한 남서제도, 한국, 대만까지 드론 공격 범위에 넣을 수 있게 된다. 오키나와 등 아시아 지역 미군 기지들도 예외는 아니다.
샤헤드는 동시다발적으로 대량 투입될 경우, 방공망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우크라이나는 수도 키이우를 중심으로 대공포, 재밍(전자 방행), 미사일 등을 활용한 다층 방공 체계를 구축했지만 러시아군 드론 공격 중 약 10%는 목표에 도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이런 대량 드론 공격은 요격용 포탄이나 미사일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본 방위 당국 내에서도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으나, 참의원 선거로 집권 여당이 자민·공명당의 대패 속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대응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평이다. 육상자위대의 전직 간부는 “요격 태세는커녕, 평시 감시체계부터 미흡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7월 말, 사가현 겐카이 원자력발전소 부지에 약 2시간 동안 정체불명의 비행체가 침입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올해 초에는 해상자위대 요코스카 기지에서 호위함 ‘이즈모’를 드론으로 촬영한 사례도 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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