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사업자 중 금융채무 불이행자 16만여 명
2020년말 5만여 명의 3배↑...23년 이후 급증
60대 이상은 5배, 대출액 많고 연체도 급증

서울 서대문구 인근 한 상점에 붙어 있는 임대 안내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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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진으로 대출을 제때 갚지 못한 자영업자의 수가 4년여 만에 3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0대 이상 고령층의 채무 부담은 더 커진 것으로 확인됐다.

7일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나이스평가정보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차주 중 금융채무 불이행자는 16만1,198명으로 집계됐다. 2020년 말 5만1,045명에서 3배 이상으로 늘었다. 금융채무 불이행자는 3개월 이상 대출 상환을 연체한 차주 등을 가리킨다.

금융채무 불이행자 수는 2020년 5만1,045명, 2021년 5만487명, 2022년 6만3,031명 등으로 소폭 늘다가 2023년 11만4,856명, 2024년 15만5,060명으로 급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낮은 금리로 대출받았던 사업자들이 대출 금리가 오르자,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고령층의 건전성 악화가 두드러졌다. 60대 이상 금융채무 불이행자 수는 2020년 7,191명에서 올해 7월 말 3만5,755명으로 5배 증가했다. 게다가 60대 이상 금융채무 불이행자 1인당 평균 대출액은 2억9,800만 원으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많았다. 퇴직 후 자영업에 발을 디뎠다가 빚더미에 앉은 고령자가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50대는 2억4,900만 원, 40대는 2억300만 원, 30대는 1억4,600만 원, 20대 이하는 1억700만 원 등으로 대출 금액과 나이가 비례하는 경향을 보였다.

한국은행은 6월 금융 안정 보고서에서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장기 평균을 웃도는 높은 수준"이라며 "서비스업 경기 부진 등으로 소득 회복이 더뎌 자영업 가구의 채무 상환 능력 개선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